40조 기금발표 이튿날 현장방문…코로나19 경제충격 극복 의지
'대봉쇄' 직접피해 해운·조선업 특성 염두…"글로벌공급망 붕괴 반드시 막겠다"
"대단한 기적"…위기를 기회로 삼는 '포스트코로나 구상' 거듭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해운업과 조선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이날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해서다.

특히 비상경제회의에서 기간산업 지원계획을 발표한 바로 이튿날 문 대통령이 조선소 현장을 방문하면서 '기간산업 살리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한층 부각되는 모양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비상경제회의에서 "40조원 규모로 위기 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긴급히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이 기금은 항공·해운·자동차·조선·기계·전력·통신 등 7대 업종에 지원될 예정이다.

정부는 기간산업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을 경우 다른 산업에도 연쇄적인 충격을 주며 시장경제 전체에 큰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집중지원 방침을 정했다.

이 가운데서도 해운·조선의 경우 항공업과 마찬가지로 교역의 위축 및 국제경제 침체와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도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의 파도를 넘어서야 한다"며 "해운과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하여 반드시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필수인력과 물자의 이동이 허용돼야 해운·물류 활동이 보장되고 국제경제의 침체를 막을 수 있다"며 "해운업계가 닥쳐오는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

국제사회와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해운업·조선업의 부흥이 곧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성장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스트코로나' 구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해운산업은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정부는 2018년 4월 안정적 화물 확보, 저비용 고효율 선박 확충 등을 담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이행했다.

이날 명명식은 해운업에서 이런 어려움을 딛고서 '세계 5위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와 산업계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런 과정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업적에 비유한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명명식은 시작에 불과하다.

올해 안에 같은 급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열두 척이 세계를 누비게 된다"며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열두 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일수록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명명식에 앞서서는 관련부처 및 기업 관계자들과 사전간담회를 하며 해운·조선업 지원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축하를 드리는 자리이지만 걱정도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전 우리 해운은 정말 참담한 상황이었다.

세계 7위권의 우리 해운선사(한진해운)가 도산해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 조선도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세웠고, 지금은 충분히 (재도약 여건을) 갖췄는데 이제 세계 경기가 꽁꽁 문을 걸어 잠그고 대봉쇄를 해 여려움을 겪게 됐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대단한 기적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움을 이겨내길 바란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코로나19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지만, 이를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기간산업지원기금을 만들기로 해 어려움을 상당 부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대책 외에도 현장의 조그마한 애로사항도 해결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김종대 윤도장이 만든 전통나침반인 '윤도'를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운산업이 지속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가기를 당부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