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 첫 재판
조국 전 장관 아들 인턴증명서 부정 발급 혐의
"법정 서야 할 사람들은 정치 검사들"
"검찰이 진실 앞에 겸허해질 순간"
진중권 "인턴한 걸 본 직원이 왜 없나"
野 "국회의원 최강욱이 두렵다"
공판 출석하는 최강욱 전 비서관 (사진=연합뉴스)

공판 출석하는 최강욱 전 비서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첫 재판에서 "조국 아들에게 발급된 인턴증명서는 적법하다"고 말했다.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최 전 비서관은 21일 법원에 출석하며 "법정에 서야 할 사람들은 정치검사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 "정작 법정에 서야 할 사람들은 한 줌도 안 되는 검찰이고 정치를 행하고 있는 검사들"이라며 "이미 시민들의 심판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비례대표 당선사실을 언급했다.

최 전 비서관은 "그간 검찰이 보여왔던 직권남용, 그간 언론을 조정하거나 결탁해 여러 사람을 괴롭히고 무고한 사람을 만든 양태가 반복돼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SNS 글을 통해 "인턴 증명서가 진짜라고 주장하든지, 아니면 가짜지만 죄가 안 된다고 하든지 한가지만 하라"면서 "사무실에서 조 전 장관 아들이 인턴하는 것을 목격한 직원을 증인으로 내세워라. 실제로 인턴을 했다면, 최소한 사무실의 직원들은 봤을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둑이 경찰을 나무라니, 이 놈의 세상, 망할 때가 됐나 보다"라며 "박근혜 탄핵 심판 결정문 중 '헌법상 평등은 불법의 평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를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최 전 비서관은 이날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에 따라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최 전 비서관에게 확인서를 이메일을 통해 보내고, 최 전 비서관은 이를 출력한 뒤 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허위 증명서를 발급했다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조 전 장관 아들이 이 인턴증명서를 2018년도 연세대 및 고려대 대학원 입시 자료로 제출했고 이는 최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 부부와 공모해 위계로 대학들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 전 비서관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 아들은 실제로 인턴활동을 했으며 이같은 사실을 기재한 것일 뿐이다. 인턴증명서는 적법하게 발급됐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작은 법무법인에서 16시간 인턴한 것을 증명하는 서류가 대학원의 입시 당락 여부에 영향을 미칠 리도 없고, (입시) 담당자들 또한, 경력사항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진술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전 비서관 측은 검찰의 공소제기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 전 장관 자녀에게 확인서를 발급해준 이들 중 유일하게 최 전 비서관만 선별적으로 기소됐다"며 "공소제기에 있어서도 피고인은 참고인 조사에도 성실히 응했는데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통보받지 못한 상태에서 기소됐고 이는 명백한 위법적 공소제기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적법하게 이뤄진 공소제기이며 최 전 비서관은 다른 확인서 발급자들과 달리 해당 서류가 입시에 사용될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기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전 비서관은 이날 최근 동생 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의혹과 관련해 고발당한 것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최 전 비서관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되자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호언장담했다.

최 전 비서관의 법정 출두에 대해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지난해 공직기강비서관 재직 당시에는 참고인 조사를 위한 경찰 서면조서를 백지로 돌려보내고 외려 '이번 진술이 매우 불쾌하고 황당하다'는 별도의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면서 "자신이 검증을 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윤석열 지시에 따른 정치검찰의 불법적. 정치적 기소'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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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민들의 심판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는 한 마디에는 최 당선자의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면서 "당선이 되었으니 면죄부를 받았다고 착각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무슨 말을 해도 된다는 안하무인(眼下無人),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법위에 국민위에 군림해도 된다는 유아독존(唯我獨尊)이다. ‘국회의원 최강욱’이 두렵고. 그런 ‘국회의원 최강욱’을 보아야 할 국민들이 걱정이다"라고 했다.

만약 최 전 비서관이 금고형(집행유예 포함)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업무방해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그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 나더라도 조 전 장관의 아들 입시 비리를 방해한 혐의 주범이 아닌 공범에 불과하고,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에서 무겁게 처벌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최 전 비서관이 법조인 출신인 만큼 자신에 대해 어떤 정도의 처벌이 내려질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최 전 비서관에 대해 6월 2일에 다시 공판을 열고 증거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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