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비대위 의견모았지만…의총서 "비대위 효과 없다…대선 준비 직행" 반론
일각선 김종인 비대위원장 대신 내부인사 거론…원희룡·이준석·진중권 언급
"외부 회초리 맞느니 스스로 반성"…통합당, '비대위' 자중지란
4·15 총선 참패 이후 리더십 공백 상태를 맞은 미래통합당이 당의 진로를 놓고 사분오열을 거듭하며 위기 수습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 일각에서 근본적으로 보수 세력을 재건하자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비대위 전환 대신 새 지도부를 조기 선출하자"는 반대 의견과 충돌하면서 총선 후 첫 의원총회는 자중지란하는 모습만 드러냈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 주재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오후 국회 본회의 전후 두 차례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대신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겨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반론이 제기되며 결국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성중 의원은 "비대위보다는 정상적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조금 더 우세하다.

비대위를 여러 번 경험했지만 큰 결과를 얻지 못했지 않느냐는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안상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가 1년 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남은 것은 (2022년) 대선"라며 "비대위보다는 전당대회를 통해 정통성 있는 대선 후보를 뽑아 준비하자고 발언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를 구성할 경우에도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을 기용하는 방안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김태흠 의원은 "외부인사에 당을 맡긴다는 것은 주체성이 없는 것"이라며 "나약한, 정체성도 없고 확고한 의지도 없는 정당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총선 참패 후 첫 의총을 아무런 결론 없이 종료한 통합당은 일단 21대 총선 당선자들의 의견까지 모아보기로 했다.

"외부 회초리 맞느니 스스로 반성"…통합당, '비대위' 자중지란
앞서 통합당 내에서는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김종인 비대위'가 비중 있게 거론됐다.

실제 심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 비대위원장직을 타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김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솔직히 이야기해 그 당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밀고 당기기'의 일환으로 해석됐으나, 의총 기류 상 '김종인 비대위'가 실제 멀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의총에서도 심 원내대표가 너무 성급하게 김 전 위원장을 만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한다.

심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김종인의 '김'자는 딱 한 번 나왔다"고 했다.

다만, 내부 인사에게 비대위를 맡기자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김선동 의원은 통화에서 "외부 사람이 와서 훈장질하고 회초리를 때리고 지켜지지 않을 것을 하느니 우리 스스로 반성하는 것이 낫다"라고 했다.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원희룡 제주지사,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을 비대위원장으로 검토하자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