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대미협상 상무조 등 임시 조직서 탈피하려는 듯
북 외무성, 대미외교 염두 조직재편?…보도실장·협상국장 등장

북한이 최근 대미외교 과정에서 잇따라 외무성의 새로운 조직명을 잇달아 노출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북미 대화의 정체 국면 속에서도 미국과 협상을 염두에 두고 외무성 조직을 재편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일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담화를 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북한 외무성에 우리의 대변인실에 준하는 '보도국'이 존재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보도국 내 대외보도실장이라는 직함은 이번에 처음 등장했다.

이에 따라 최고지도자와 관련한 중요한 이슈가 아닌 이상 앞으로 대미 입장은 대외보도실이나 실장 등 공식 기구를 통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달 22일(보도날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대북 압박 언급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외무성에 대미협상국을 신설한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도 대미협상국장 앞에 '신임'을 붙이며 사실상 이를 확인했다.

2017년 6월(중앙통신 보도기준) 개설된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를 보면 외무성은 북아메리카국, 아프리카·아랍·라틴아메리카국, 유럽 1국과 2국, 아시아 1국과 2국, 보도국, 영사국 등 11개국으로 구성됐다.

통일부는 아직 대미협상국이 기존 북미(북아메리카)국을 대체하는 것인지, 별도의 조직인지는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북 외무성, 대미외교 염두 조직재편?…보도실장·협상국장 등장

그러나 북아메리카국은 미국과 캐나다 등 지역을 담당한 것으로 대미 협상을 전담하지 않았다.

그동안 북한에서 대미협상은 핵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1990년대 초 '핵 상무조(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임시 조직형태로 운영됐다.

2018년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면서는 당 통일전선부와 외무성내 인사들로 구성해 역시 TF 성격이 강했고,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등장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는 국무위원회 소속이었다.

하노이 노딜 이후 지난해 '연말 시한'으로 대미 압박을 지속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으면서 대미 협상의 장기전에 대응해 임시가 아닌 공식 조직으로 탈바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무성내 직제 개편과 외교라인의 물갈이 등 인사를 통해 앞으로도 외무성을 대미외교의 중심에 놓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북한이 최근 발사체 발사 등 저강도 군사행보를 이어가면서도 대미 협상 관련해 조직을 재편한 것은 역설적으로 대미 협상을 중시하고 지속해 나가겠다는 북한의 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