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첫 원내사령탑은…與野중진 '물밑 경쟁'
첫 원내사령탑 자리를 두고 여야 모두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의 ‘슈퍼여당’을 이끌 적임자를, 미래통합당은 총선 대패를 수습할 인물을 찾고 있다.

다음달 7일 여당 원내대표 경선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은 다음달 7일 치러질 예정이다. 전무후무한 ‘180석 슈퍼여당’이 된 만큼 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입법 추진력을 갖추게 됐다. 그만큼 원내 ‘지휘자’를 뽑는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7명 안팎의 인물이 경선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먼저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들이 거론된다. 지난 경선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고배를 마신 4선 김태년 의원은 이미 재도전 의사를 굳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3선 전해철 의원도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에서 원내 ‘정책통’으로 자리매김한 5선 조정식 정책위원회 의장도 거론된다. 조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군 중에서는 최다선이다. 비문계 4선 노웅래 의원도 네 번째 경선 도전을 고려하고 있다.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4선 윤호중 의원과 국회 국방위원장인 4선 안규백 의원, ‘타다금지법’으로 이름을 알린 3선 박홍근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 경선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친문 표심’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공천 과정과 선거를 통해 비문은 대거 탈락한 반면 친문 의원들이 입성했다. ‘친문계’로 분류된 의원만 70명이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느 때보다 친문 표심이 경선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친문을 표방하는 의원이 여러 명 출마하는 경우 표 분산으로 비문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문 지지세가 분산돼 이인영 원내대표가 비문의 몰표를 받으며 당선된 바 있다.

통합당 위기 극복할 인물은 누구

통합당은 정반대 분위기 속에서 원내지도부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사실상 괴멸 상태에 빠진 지도부를 빠르게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조경태 의원을 제외하곤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최고위원 등 지도부 전체가 경선 탈락 또는 낙선했다. 통합당은 당의 최대 위기를 극복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지도력 있는 원내대표를 뽑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가 낙선한 만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5월 말 이전에는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가능성이 크다.

총선 대패로 당의 계파까지 무너진 상황인 만큼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만 10명이 넘는다. 가장 먼저 존재감을 드러낸 건 유일한 생존자인 5선 조 의원이다. 조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대신 더 짧은 기간만 유지되는 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수습대책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5선 주호영 의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주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주위에서 누가 적임이라고 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으며 5선 고지에 오른 정진석 의원 역시 거론된다.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 의장을 두루 거친 4선 김기현 당선자도 가능성이 있다. 중도 보수를 표방했던 새로운 보수당 출신의 3선 유의동 의원과 하태경 의원도 거론된다. 정치권에선 개혁과 쇄신 이미지를 앞세운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당을 신청한 4선 권성동 무소속 의원과 3선 김태흠 의원은 이미 공개적으로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영남권 3선인 김도읍, 박대출, 윤재옥 의원과 조해진 당선자도 거론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