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울산시 남구 옥동 울산보훈지청 사전투표소에서 줄을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이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자 우산을 꺼내 쓰거나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후 울산시 남구 옥동 울산보훈지청 사전투표소에서 줄을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이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자 우산을 꺼내 쓰거나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표방지와 다당제 정착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비제)'가 당초 취지와 정반대로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공개된 21대 총선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이 180석,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이 103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군소정당은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 무소속 5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는 연비제가 도입되기 전인 2016년 20대 총선보다 더 거대 양당에 의석 수가 집중된 결과다.

연비제 도입을 위해 단식 투쟁까지 했었던 군소정당들은 개표 결과에 크게 낙심한 모습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눈물까지 보였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10%에 육박하는 지지율에도 여전히 300석 중 2%에 불과한 의석을 갖게 됐다. 몹시 아쉬운 결과지만 원칙을 선택했을 때 어느 정도 각오했다.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연비제는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정당이 주도해 도입됐다. 정의당은 연비제 도입으로 이번 총선에서 20석을 확보해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웠었다.

하지만 군소정당들은 오히려 기존 의석도 지키기 못하는 성적표를 얻었다.

연비제 도입에 반대했던 미래통합당 측 관계자는 "군소 정당들이 의석 늘리기에 눈이 멀어 누더기 선거법을 통과시켰다"며 "(이번 총선 결과는)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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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