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대구 수성갑 김부겸 후보가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4·15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대구 수성갑 김부겸 후보가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100석도 어렵다”던 야당의 막판 읍소가 통했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지역주의 균열’ 평가를 받았던 경상도가 4년 만에 보수 텃밭으로 돌아갔다. 4·15 총선(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도권과 달리 영남권에선 미래통합당이 압승했다.

통합당은 대구·경북(TK)에서 완승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김부겸(대구 수성갑·사진) 홍의락(대구 북구을) 후보 모두 지역구 수성에 실패했다. 특히 “이번 총선 당선을 디딤돌 삼아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김부겸 후보마저 통합당 주호영 후보에 큰 격차로 졌다. 경북은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통합당이 전체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TK에서 전멸한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에선 총 7석을 건졌다. 경기 김포갑에서 경남 양산을로 옮겨온 김두관 후보가 신승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 김해에서도 민홍철(김해갑) 김정호(김해을) 후보가 당선돼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지켜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격인 부산에서 절반(3석)으로 쪼그라들며 통합당에 기세를 내줬다.

이로써 민주당 소속 영남권 지역구 의원은 20대 국회 12명에서 21대 7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대구에서 2석, 부산에서 3석을 잃은 결과다. ‘전국 정당’을 지향하며 지난 총선에서 지역 교두보를 마련한 민주당으로선 전체 총선 승리에도 영남권 후퇴와 지역주의 부활이란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통합당은 TK 25개 지역구에서 24곳, PK 40개 지역구에서 32곳을 석권하며 지난 총선에서 다소 흔들렸던 영남을 다시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TK와 PK에서 당선된 무소속 2명도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후보였다.

통합당의 영남권 압승은 보수 결집 효과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합당은 ‘개헌 저지선’인 100석도 어렵다며 보수 야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영남에서의 지지 회복에 힘입어 통합당과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 합산 103석을 차지해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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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