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5선 꿈' 좌절…청주 정가, 패인 놓고 의견 '분분'
민선 충북도지사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미래통합당 정우택(청주 흥덕) 후보가 '5선 고지 등정'에 실패한 배경을 놓고 지역 정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소속 지역구인 청주 상당에서 흥덕 선거구로 출마지를 옮긴 정 후보는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후보에게 비교적 큰 표차로 쓴잔을 마셨다.

장관 출신이자 현역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초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지역 정가의 예상과 달리 도 후보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도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정 후보는 김대중 정부 때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도 개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도 후보는 55.3%, 정 후보는 43.8%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정 후보가 도 후보에게 비교적 큰 표차로 패한 요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역 정가에서는 흥덕 유권자 성향이 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흥덕은 청주의 대표적인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 소속이었던 노영민(현 대통령 비서실장) 의원이 52.96% 득표하며 42.03%의 표를 얻은 김준환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20대 총선 때는 '시집 강매' 논란에 휩싸인 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이 불리해지는 듯한 양상이었지만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도종환 의원이 대신 나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역 정가에서는 '상당의 터줏대감' 격인 정 후보가 지역구를 상당에서 흥덕으로 옮긴 것도 패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 후보는 "지난 16년간 통합당 후보가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흥덕에서 새로운 시대의 새 역사를 쓰겠다"며 험지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 후보가 지역구를 흥덕으로 옮기자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한 김양희 예비후보는 "정 의원이 열심히 일해 온 정치 후배들의 가슴에 배신의 칼날을 꽂았다"며 탈당 뒤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까지 했었다.

김 후보가 지난 5일 "보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흥덕구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대의 요청에 따르기로 했다"며 전격 사퇴했지만, 결과적으로 정 후보는 보수층을 지지자로 결집하는 데 실패했다.

흥덕구 유권자 A(54)씨는 "화려한 경력을 쌓은 정 후보가 갑자기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면서 표심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