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안정적 단독 과반' 확보할듯…범진보 180석시 개헌 빼고는 다 가능
문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로 여당 승리 견인…청와대 주도 당청관계 지속
군소야당 고전에 제3당 체제 붕괴…여대야소 속 양당 '강 대 강' 대결 가능성
'참패' 통합당, 황 대표 사퇴에 극심한 내홍 전망…대선 전초전서 잠룡들 희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견제'나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진행된 선거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던 정부·여당에 이례적으로 강한 지지를 보내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했다.

특히 민주당은 기존 원내 1당을 사수하는 것을 넘어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단독으로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거여'(巨與)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4년 만에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여당이 확실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50분 현재(개표율 63.8%)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후보가 156곳, 통합당 후보가 92곳, 무소속 후보가 5곳에서 각각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비례대표 의석 예상치(현재 17석 전망)까지 합치면 민주당은 170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정부 심판론은 물론 독주 견제론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미래통합당은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초유의 4연패를 할 운명을 앞두게 됐다.

초경합 지역의 결과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통합당은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의 의석을 합쳐도 115석에도 못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코로나 블랙홀' 현상에 더해 공천 파동과 막말 논란 등 막판에 터진 각종 악재도 통합당 패배에 적잖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면서 통합당은 출구조사가 현실화할 경우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1야당의 참패로 민주당 계열 정당인 민주당이 16년 만에 의회 권력을 확보하고 군소 야당의 고전으로 지난 총선 때 만들어진 3당 체제도 붕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정국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국난 앞에 '견제'보다 '안정' 택했다…거여탄생에 정국 지각변동(종합)
우선 임기를 2년 정도 남긴 문재인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국이 조성되면서 '레임덕'이 없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확보하면서 이른바 개혁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다.

특히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토대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선거 운동 기간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당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부 후반기로 갈수록 당청 관계에서 원심력이 커지면서 당이 전면에 나서는 경향이 있으나 이번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민주당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가에서다.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친문(친문재인) 경쟁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민주당이 실제 과반 의석을 달성하게 되면 정부·여당은 국무총리와 대법관 등 국회 인준이 필요한 인사에 대한 부담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야당의 반대에도 단독으로 인준 가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앞으로 국회 운영에 있어 민주당은 보다 과감하게 입법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가령 지난해 연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정국에서 이전에는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통합당이 반대하는 법안은 군소 야당과의 공조가 필수적이었으나 이제는 단독 추진도 가능해졌다는 점에서다.

당장 1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규모나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놓고 제1야당과 입장차가 있으나 수적 우위로 입장을 관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다.

나아가 7월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민주당 비례정당인 시민당이 상황에 따라 민주당과 합당하지 않고 별도 교섭단체 구성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야당 몫인데 이를 노리고 별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민주당과 시민당에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을 포함해 범진보 진영의 의석이 180석이 넘어갈 경우 국회선진화법도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패스트트랙 법안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200석이 필요한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난 앞에 '견제'보다 '안정' 택했다…거여탄생에 정국 지각변동(종합)
통합당은 선거 참배를 둘러싼 지도부 책임론이 터져 나오면서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서울 종로에서도 패배한 황교안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렇게 되면 당 리더십이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조기 전당대회 주장과 함께 당권과 노선 투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국회에서는 수적 열세를 다시 절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쟁점법안 저지에 실패했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 경우 통합당이 장외 투쟁 등 과격한 대응에 나서면서 국회에서 대치 정국이 조성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난 앞에 '견제'보다 '안정' 택했다…거여탄생에 정국 지각변동(종합)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혜택을 기대했던 군소 야당도 고전이 전망된다.

현재까지 지역구에서 1위를 하는 곳이 한 곳도 없는 가운데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목표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2016년 총선 때 탄생했던 제3당 체제가 붕괴하면서 국회도 양당 체제로 환원, 국회 운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제3세력이 없어지면서 민주당과 통합당간 '강 대 강' 대결이 일상화될 수 있다.

'대선 전초전'인 이번 총선의 결과는 차기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체적으로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토대로 유리하게 풀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잠룡들은 생환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당장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후보가 서울 종로에서의 낙승하면서 대권가도를 밟게 됐다.

반면 이 후보에 패한 황교안 대표의 앞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에서는 이광재(강원 원주갑) 김두관(경남 양산을) 후보가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김영춘(부산 부산진갑) 후보는 초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는 뒤지고 있다.

통합당에서는 오세훈(서울 광진을)·나경원(서울 동작을)·김병준(세종 세종을) 후보는 현재까지 개표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후보는 현재 1위인 상태다.

국난 앞에 '견제'보다 '안정' 택했다…거여탄생에 정국 지각변동(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