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줄어든 '경제통' 당선자들…홍성국·유경준 등 10여명 불과
21대 국회에서 기업인, 경제관료, 경제학자 등 ‘경제통 의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가뜩이나 관료 및 기업인 출신 후보가 적었던 데다 그나마 경선의 벽을 넘은 후보 다수가 15일 본선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때 30명에 육박했던 경제인 출신 의원 수는 21대에 10명대로 떨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제통 의원이 대거 줄어 경제 활성화 정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통 대거 떨어진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경제인들은 대부분 본선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후보 다수가 민주당 약세 지역에 출마해 예고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김영문 전 관세청장(울산 울주)과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경남 양산갑), 유영민 전 LG CNS 부사장(부산 해운대갑), 최지은 전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부산 북강서을) 등이 대표적이다.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낸 김용진 후보(경기 이천)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지원사격에도 낙선했다.

국회에 입성한 경제통 민주당 후보로는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세종갑)이 있다. 홍 후보는 민주당 영입인재 17호로 선발됐다. 입당 후에는 민주당 경제대변인과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았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지냈던 이용우 후보(경기 고양정)는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를 제쳤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후보(광주 서을)도 천정배 민생당 후보를 꺾고 ‘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경기 수원무)와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경기 성남중원), 이상직 전 이스타항공 회장(전북 전주을)도 당선됐지만, 이들은 경제인보다 정치인으로 분류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관료 출신 선전한 통합당

미래통합당은 정통 관료 출신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후보(서울 강남병)가 대표적이다. 유 전 청장은 가계소득 통계 논란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과 관련해 현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던 인물이다. 송석준 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은 경기 이천에서 당선됐다.

20대 국회에서 배지를 달았던 추경호 전 기재부 제1차관(대구 달성)과 류성걸 전 기재부 제2차관(대구 동갑), 송언석 전 기재부 제2차관(경북 김천)은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서울 서초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윤 교수는 현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관세청장을 지낸 허용석 후보(서울 은평을)는 강병원 민주당 후보에게 밀렸다. 민간 기업 출신은 대부분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이원섭 전 외환은행 외환딜러(경기 용인을), 장성철 전 제주팜플러스 대표(제주갑) 등이 대표적이다.

비례대표는 소상공인 출신이 선전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인물 다수가 비례대표 후보로 뽑혀 국회에 입성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더불어시민당에서는 김경만 후보(전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비례 2번)와 이동주 후보(한국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비례 4번)가 금배지를 달았다. 미래한국당에서는 한무경 후보(전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비례 3번)와 최승재 후보(전국소상공인살리기운동본부 대표·비례 14번)도 당선권이다. 비례대표 당선자는 16일 오후에 확정된다.

이들은 모두 소상공인을 대변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책 방향은 정반대다. 미래한국당 후보들은 정부의 정책이 기업인과 소상공인을 살기 어렵게 하고 있다고 각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후보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동주 후보는 복합 쇼핑몰 출점 및 영업 제한을 주장하는 등 강력한 시장 규제 정책을 옹호하고 있다.

윤창현 전 금융연구원장과 조정훈 전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사무소 대표는 각각 미래한국당 비례 2번, 더불어시민당 비례 6번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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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병욱/이동훈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