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선거상황실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통상 당사에 마련하던 상황실을 더 널찍한 장소로 옮겼지만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까지 한 곳에 모인 까닭에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원내 1당을 넘어 과반까지 달성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민주당 관계자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상황실에는 이해찬·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등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인사들이 다수 자리를 함께했다.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표정관리에 나섰다. 이낙연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는 출구조사일 뿐”이라며 “개표 결과를 겸허히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300m가 채 떨어지지 않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상황실을 꾸린 미래통합당의 표정은 상반됐다. ‘바꿔야 산다’는 슬로건을 내걸며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강당 단상에 마련된 대형 TV에서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개표 상황을 바라보며 상황실은 점차 적막감에 휩싸였다.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자’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표심(票心)이 야당을 심판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왔다. 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비교적 선전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본 황교안 대표는 “국민이 현명한 선택을 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개표를 끝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소정당 상황실도 통합당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정의당은 4~6석을 얻는 데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막판까지 투표를 독려하며 마지막 한 표를 호소했던 심상정 대표는 “밤새 국민의 뜻을 겸허히 지켜보겠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인 민생당은 출구조사 결과 호남 지역구와 비례대표에서도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현재 상태로는 상당히 비관적이고, 수도권에서도 여러 군데를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털어놨다.

안철수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도 미풍(微風)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안 대표는 상황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선거 직전까지 예상 밖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한껏 고무됐던 열린민주당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적게는 6석에서 많게는 8석까지 예측하고 있었다”며 “이에 못 미쳐 당혹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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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