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15일 부천시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눈을 감고 생각에 담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15일 부천시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눈을 감고 생각에 담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 후보등록이 취소됐다가 기사회생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황교안 대표에게 사과했다.

차 후보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선거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선거운동 기간 동안) 몇 번이나 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 했는지 모른다"고 운을 뗐다.

차 후보는 "한 번도 낙담하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이미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가 이루고자 했던 일을 다 이뤘기 때문"이라면서 "김종인 선대위원장님, 황교안 대표님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저야 나름 소신 행동을 했다고 하지만 전국에서 253명의 또 다른 차명진을 지휘하고 이들을 하나로 안아야 하는 그 분들은 나름대로 얼마나 애로가 크겠느냐. 이해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또 "이번 선거에서 목표는 이 땅의 자유를 가로 막는 우상, 성역, 비겁함과 정면으로 싸우는 것이었다"면서 "세월호 우상화는 그 중 하나이자 가장 강한 표상이었다. 제 모든 것을 던졌다. 그것만으로 만족한다"고 '세월호 막말'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제가 겪은 모든 시련은 제가 마음먹고 양심에 따라 취한 행동의 결과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담담하게 감당하겠다"고도 했다.

차 후보는 "하나님이 저를 어디다 또 쓰실려고 하는가 보다. 다시 살리셨다"며 국민들을 향해 미래통합당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태업 부장판사)는 '통합당의 제명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는 차 후보의 제명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당원에 대한 제명은 중앙윤리위원회가 제명을 의결하고 최고위원회가 제명을 의결해 효력이 발생한다"면서 "통합당은 윤리위원회 회의를 열지 않아 규정상 주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고,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차 후보의 후보자 등록 무효 처분을 취소했다. 이로써 '세월호 막말'로 통합당 '탈당 권유'에 이어 '제명'된 차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당 소속 후보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통합당은 차 후보를 당의 공식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법리적으로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정치적으로 끝난 문제인 만큼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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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