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동해로 쐈다.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15일)을 앞두고 시행한 과시용 군사 훈련이란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7시께부터 40여 분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추정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발사체의 비행 거리를 최대 150㎞ 이상으로 탐지했다. 한·미 군사 당국은 이 발사체의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9일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 16일 만이다. 올 들어선 이번이 다섯 번째다. 작년 7월 이후 집중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계열이 아니라 순항미사일을 쏜 것도 특이하다. 로켓 엔진을 쓰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자체 제트엔진을 사용한다. 탄도미사일에 비해 사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리지만, 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요격이 어렵다. 북한은 2017년 6월 동해상으로 지대함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 지대함 순항미사일과 비슷한 비행 특성을 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미사일 도발과 함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북한 수호이·미그기 전투기들의 비행 활동도 탐지됐다. 이 중 수호이 계열 전투기가 공대지 로켓을 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비행이 서로 연계된 군사훈련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15 총선 하루 전 이뤄진 무력시위란 점에서 북한의 계산된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외교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시점으로 이날을 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