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막바지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승패가 부동층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거 당일 마음을 정하는 5% 안팎의 부동표 잡기에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14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118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4.4%포인트)에 따르면 4·15 총선에서 지지하는 지역구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는 15.2%에 달했다. 직전 조사인 지난달 27~30일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20.3%)보다 5.1%포인트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선거 막판까지 부동층이 많은 이유는 여당 정권 심판론과 야권의 막말 논란 등으로 최종 판단을 미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야가 승부처라고 판단하는 중도 성향 유권자 중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비율은 23.9%에 달했다. 진보와 보수 성향 유권자의 부동층 비율은 각각 9.4%와 11.4%였다.

‘투표를 적극적으로 할 의향이 있다’는 유권자의 89.8%는 지지 정당을 정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극적 투표 의사를 보인 유권자의 33.6%는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투표장에 나설지 여부에 따라 표심의 향방이 달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세대별로는 20대 젊은 유권자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비율이 높았다. 19~29세 유권자 중 29.7%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30대는 이 비율이 16.7%였고, 40대는 12.0%를 기록했다. 60대는 7.9%에 그쳐 가장 낮았다.

여론전문가들은 5% 안팎에서 승패가 갈리는 수도권에서 부동층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부동층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은 20대와 가장 낮은 60대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1.3%와 39.2%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19.3%와 46.6%로 큰 차이가 났다. 20대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야는 선거 당일까지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선거 당일을 포함해 마지막 2~3일이 총선의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16.5%가 선거일 3일 이전에 누구를 찍을지 결정했다. 5.6%는 선거 당일 지지 후보를 정했다. 2012년 19대 때는 20.1%가 3일 이내에 마음을 정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