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투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투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여기서 손 소독하시고 위생 장갑을 착용해주시면 됩니다. 신분증은 미리 꺼내놓으시는 게 좋아요.”

4·15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서울 남영동 사전투표소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투표를 위해 사전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에게 이같이 안내했다. 선관위 관계자들은 유권자에게 일일이 마스크를 쓰고 1m 간격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사전투표소 입구 바닥에는 간격 유지를 돕기 위해 흰색 테이프로 표시해 뒀다.

선관위 관계자들은 투표소 입구에서 유권자의 체온을 측정한 뒤 정상 체온인 것을 확인하고 손 소독제를 유권자 손에 짜줬다. 손 소독을 마친 유권자는 위생 장갑을 착용해야만 투표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투표소 안에 들어선 유권자는 신분증을 선관위 직원에게 주고 마스크를 잠시 내려 본인임을 확인했다. 기존 투표에서 해온 지문인식은 생략하고 대신 전자 서명대에 정자로 이름을 적어 본인임을 증명했다.

이날 사전투표율은 12.1%로 역대 선거를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4399만4247명의 유권자 중 533만9786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20대 총선 때 사전투표율은 5.5%였고, 2018년 지방선거 때는 8.8%였다.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2017년 대선 때는 11.7%였다.

총선 당일에는 많은 사람이 투표장에 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모씨(33)는 “사전투표는 사람이 더 적으니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낮을 것 같아서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진영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젊은 세대와 진보 성향 유권자일수록 사전투표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의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6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보수층은 21.5%로 가장 낮았다. 중도층은 27.6%, 진보층은 32.9%였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컸다. 18~29세(29.8%), 30대(29.7%), 40대(32.7%), 50대(30.1%) 등이 30% 안팎의 사전투표 의사를 보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17.4%만이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총선 당일 보수층의 결집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