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접촉·대규모 유세 지양 분위기에 참여 꺼리고 "역풍 맞을라" 우려
참여해도 마이크 대신 조용히 인사…지원 유세 두고 후보 간 티격태격도
[총선 D-7] 사라진 '유명인 지원 유세'…"이번엔 생각도 안 합니다"

4·15 총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후보들이 표심 공략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친분이 있는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지원 유세하는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유명인들의 지원 유세는 정치인의 딱딱한 이미지를 희석하고, 친근감 있게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과거부터 자주 사용된 선거운동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접촉과 대규모 유세를 지양하는 분위기 탓에 유세에 참여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얼굴을 내밀기보다는 한발짝 물러서서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총선 D-7] 사라진 '유명인 지원 유세'…"이번엔 생각도 안 합니다"

◇ 유세 현장서 사라진 유명인들…"지원 유세 생각조차 안 해"
공식 선거운동이 일주일째를 맞았으나 대구·경북에서 연예인이나 유명인사 지원 사례는 찾기 힘들다.

가수 김흥국씨와 산악인 엄홍길씨가 지난 4일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 지원 유세를 펼친 일이 전부다.

미래통합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은 전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이어서 이번 선거에서는 연예인 지원 유세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서도 연예인 지원 유세는 찾아보기 어렵다.

4년 전에는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에 출마한 정진석 후보를 돕기 위해 드라마 '대장금'으로 유명한 이영애씨가 선거 지원을 했으나 올해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씨는 정 후보의 시조카다.

남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씨가 정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코로나19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에서도 선거운동에 참여한 유명인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씨가 유일하다.

고향인 인천에서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지난 4일 미추홀구 유세 현장을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제주에서도 탤런트 최종원씨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제주시갑 후보의 유세에 동참했을 뿐 유명인들이 지원 유세에 나선 사례는 없다.

[총선 D-7] 사라진 '유명인 지원 유세'…"이번엔 생각도 안 합니다"

◇ "거리두기 무시" vs "격려 방문" 말다툼…역풍 우려 목소리도
전북 김제·부안 선거구에서는 가수 송대관씨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를 돕기 위해 선거운동을 한 일이 구설에 올랐다.

송씨는 이날 "코로나19로 지친 주민을 위한다"면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 연설을 했다.

이를 두고 경쟁 상대인 김종회 무소속 후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 후보는 유명 가수 초청 선거운동으로 정부 시책과 소속 정당의 '나홀로 유세'에 반기를 들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지지를 위한 격려차 방문'이라고 선을 그으며 "송씨가 잠깐 유세차량에 올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보낸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각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예전 총선 때는 후보자와 개별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유세에 참여하는 경우가 꽤 있었으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거리 유세전 자체가 축소돼 과거처럼 활발한 움직임이 없다.

여기에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연예인들로서는 지원 유세가 연예 활동에 미칠 영향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에 공공연한 선거 유세가 손가락질받을 수 있고, 정치 소신이 득보다 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거캠프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연예인을 앞세워 유세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하는 등 '연예인 모시기'에 조심하는 분위기다.

[총선 D-7] 사라진 '유명인 지원 유세'…"이번엔 생각도 안 합니다"

◇ 전면 지지 호소 대신 한발 물러서서 지원사격…응원 영상도 눈길
이 같은 분위기에 지원 유세에 나선 유명인들도 전면에 나서서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한발짝 물러서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후보는 영화배우인 친동생 유오성씨를 든든한 지원군으로 삼아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씨는 유 후보와 옷차림을 맞추지 않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형의 곁을 지키며 조용히 힘을 보태고 있다.

유씨는 "친형이지만 정정당당하고 공평무사한 사람"이라며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형의 말처럼 대의를 꼭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미래통합당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후보의 유세에는 심장병 어린이 돕기로 인연을 맺은 전 농구선수 한기범씨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씨는 공식 선거운동 2일 차인 지난 3일 이 후보와 함께 속초 관광수산시장을 찾는 등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이 후보의 유세를 도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응원 영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황기철(경남 창원·진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황 후보 측이 지난 5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이 교수는 "황 후보에게 더 큰 일을 맡긴다면 대한민국이 조금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고, 국민이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호 한지은 신민재 이덕기 김동철 한종구 박영서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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