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대 불의 구도입니다. 다른 사람을 짓밟는 정치는 그만해야 합니다.”(김용민 더불어민주당 후보)

“‘조국 수호’가 어떻게 정의입니까. 난 인간 조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수호합니다.”(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

경기 남양주병은 4·15 총선에서 제2의 ‘조국 대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김 후보와 조 장관 청문회에서 ‘저격수’로 활약한 현역인 주 후보가 격돌한다.

'檢개혁' 김용민 vs '저격수' 주광덕…제2의 '조국대전'
‘조국 사태’ 여론 가늠자 될까

지난달 25일 오전 6시30분 김 후보는 남양주 덕소역에서 첫 공개 일정을 시작했다. 일부 시민은 출근 인사를 건네는 김 후보를 반가워하며 아는 척하기도 했다.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사법개혁을 응원해왔는데 관련해 목소리를 높여왔던 김 후보가 우리 지역구에 와서 관심이 간다”고 했다.

전략공천된 신인이라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은 약점이다. 김 후보는 “후보에 대한 호감으로 치르는 선거가 있고 경쟁 후보 반감으로 치르는 경우도 있다”며 “‘주광덕 좀 이겨주세요’ 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나는 권력 남용에 맞서 싸워왔던 사람이라 경쟁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날 11시 주 후보는 도농역 인근에서 지역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총선 공약 등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조국대전’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는 등 지역사회의 관심이 뜨거웠다. 김 후보가 자신이 ‘정의’라고 말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 후보는 “대체 정의가 뭔지 묻고 싶다. 조 전 장관이 한 행동이 정의롭고 공정했다는 뜻인가”라고 되받아쳤다.

다만 조 전 장관에 대한 평가가 진영별로 엇갈리는 만큼 ‘저격수’로서의 이미지가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주 후보는 “저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역 주민 중에서도 ‘의정활동이 돋보인다’거나 ‘팬이 됐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檢개혁' 김용민 vs '저격수' 주광덕…제2의 '조국대전'
다산 신도시 ‘표심’은 어디로

남양주병 지역구의 가장 큰 현안은 교통문제다. 두 후보 모두 지하철 9·6호선 연장 공약을 내걸고 있다. 김 후보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 덕소행 지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금곡동 다남프라자 앞 유세연설에서 “수도권 광역 교통망의 기본 계획들이 새롭게 세워질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여당과 원활하게 소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 후보 역시 KTX-GTX 복합환승시스템 구축과 KTX강릉선의 덕소역 정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면 3선이 되는 주 후보는 “3선 의원은 핵심 상임위원장 역할을 할 수 있어 지역 현안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남양주 시민 모두가 3선 의원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입주를 시작한 다산 신도시의 표심(인구 3만4000여 명)이 판세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산 신도시는 젊은 부부 등 청년층 비율이 높아 진보 진영인 김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주 의원이 도서관 건립 등 성과를 내세워 ‘다산 표심’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남양주=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