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가보니-분당갑]

"부동산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
"김병관 후보, 4년 전에는 존경했지만 지금은 아냐"
"그럴듯해 보이지만 낙후된 분당, 재개발 필요"


"제발 무너진 경제를 살려달라는 호소를 매일 듣고 있다."

4·15 총선에서 분당갑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는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MBC에 입사해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기자를 거쳐 9시 뉴스데스크 간판 앵커로 활약했다. 이후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KT그룹에서 홍보실을 총괄하는 전무까지 역임했다. 이번에는 통합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진보 진영에 뺐긴 분당갑을 되찾아 오라는 특명을 받았다.

인터뷰차 방문한 분당 서현역 인근의 선거사무소에서 그를 만났을 때 기자는 두 번 놀랐다. 하나는 냉철하고 차가울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상냥하고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두 번째는 악수할 때 잡았던 김 후보의 손이 퉁퉁 붓고 딱딱했다. 으레 정치인들은 선거 때 손과 손목에 부상을 달고 다닌다지만 김 후보의 손은 유독 그랬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다소 뒤처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즐겁게' 고군분투 중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분당갑에 출마한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분당갑에 출마한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 분당갑 탈환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분당갑은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함께 하고, 주거 중심의 본도심과 IT 벤처 중심의 산업단지가 혼재돼 있다. 어느 한 측면만 가지고서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분당갑의 이해관계를 해결할 수 없다. 한 분야에만 매몰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특정 분야에 상당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보다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모든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가 필요한 곳이다.

▲ 직접 분당·판교 주민들 만나보니 민심이 어땠나.

분당은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다. 탄천을 중심으로 분당과 판교가 나눠져 있다. 거기서 산책하는 주민들을 만났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게 쉽지 않다. 다만 마스크 너머의 눈빛으로 민심을 가늠한다.

주민들을 제 손을 잡고 꼭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 말이 이번 선거를 좌우하는 표어가 될 것 같다. 주민들의 한 마디는 '제발', 바로 '제발'이다. 무너진 경제와 자녀 세대의 미래를 위해 이번 선거에서 제발 승리해 달라는 절박한 호소를 느낀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병관 후보에게 다소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는 출발이 늦었다. 상대 후보는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조직 동원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한 강점을 가졌다. 저는 혼자서 주민들을 만날 수밖에 없는 야당 후보다. 초기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갈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변화를 느낀다. 주민들의 뜨거운 반응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루하루 다르다. 이기는 선거를 하고 있다고 본다.

▲ 공약을 보니 서현동 110번지 등 부동산에 초점이 많이 맞춰진 느낌이다. 반면 김병관 후보는 교통에 무게를 뒀는데.

부동산과 교통은 따로 떼어놓고 볼 문제가 아니다. 분당은 1기 신도시여서 지금 상당히 정체됐다. 여당은 지난 4년간 분당갑 주민들에게 신도시의 미래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판교IC에서 광주 오포 입구까지 약 5km 이상에 달하는 서현동 도로 구간이 출퇴근 시간에 1시간 정도 밀린다. 이건 가히 교통지옥이다. 바로 그 지점에 추가로 3000세대를 들여보내겠다고 하는 서현동 110번지 문제는 굉장히 심각하다. 주민들의 사전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한 결과다. 이 문제에 대한 현역의원(김병관 후보)의 답은 아직까지 없다. 저는 교통과 부동산 할 것 없이 철저히 주민들 뜻에 맞춰서 해결책을 손으로 가져오겠다.
분당갑에 출마한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가 탄천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분당갑에 출마한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가 탄천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 지하철역 신설도 뜨거운 감자다.

앞서 부동산 이야기를 드렸던 건 지하철 8호선,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하는 게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어서다. 8호선은 판교, 서현, 오포까지 연장하고 3호선은 서판교 지역의 교통난을 해결하는 데 필수다. 분당이 참 그럴듯해 보이지만 지하철이나 버스노선이 상당히 부실하다. 판교나 분당 일부 지역은 섬처럼 고립돼 있다. 또 컨벤션 사업을 위한 백현MICE도 초당적으로 유치해서 백현역 설립을 추진하겠다.

출퇴근 시간에 광역버스 9003번 타보셨나. 콩나물시루가 따로 없다. 광역버스 반드시 증강 배치하고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 줄여 분당에서 서울 가는 수고 덜어드리겠다.

▲ 판교는 IT 산업이 집약됐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건물 같은 하드웨어는 갖춰져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빈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많은 IT 기업을 판교에 모아놨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유치했다고 시너지가 나느냐. 그건 아니다. 제가 추진하려고 하는 것 중에 실리콘밸리의 '더 배터리'라는 게 있다. 이 시스템은 실리콘밸리에 혼재돼 있는 여러 글로벌 기업들 CEO들을 모아 융합혁신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아이디어 창구의 역할을 한다.

지금 IT 산업을 옥죄고 있는 규제를 풀고 실리콘밸리의 더 배터리 모델을 판교로 도입하겠다. 단 정부가 절대 간섭해서는 안 된다. '판교형 더 배터리'는 과학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

▲ 분당과 판교는 같은 지역이면서도 서로 분리된 독특한 구조다. 어떻게 하나로 모으겠는가.

제가 늘 강조하는 게 하나된 분당·판교를 만들고 싶다는 거다. 판교와 분당은 탄천이 가로막고 있다. 판교 직원들이 본도심까지 나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판교의 높은 집값으로 대다수의 판교 직원들은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한다.

우선 판교와 분당을 잇는 트램을 조속히 추진하겠다. 또 마을버스 노선을 다양화해서 한 공간으로 묶어야 한다고 본다. 교통이 서로 연결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젊은 판교 직장인들을 위해서는 판교테크노밸리 직원 전용 기숙사를 만들어서 출퇴근 고생을 덜어주고 싶다. 교통으로 분당과 판교가 연결되고 그 지역에 거주를 해야 지역 경제가 살 수 있다.

▲ 재개발·재건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제가 볼 때 재개발·재건축은 성남시에서 틀어막고 있는 부분이 많다. 시가 용적률도 올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분당이 신도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주민들이 보다 숨통이 틔일 수 있도록 신도시재생특별법 일명 '김은혜법'을 만들어서 용적률을 상향하고 재개발·재건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 분당은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다. 교육 공약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분당·판교에는 맞벌이 가정이 많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가는 건 정말 하늘의 별 따기다. 그걸 못하면 사립으로 보내야 하는데 월 120만원이 넘는 돈이 든다. 점점 높은 보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많은 분들이 악순환을 겪는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의 경우 주로 엄마가 희생한다. 경력단절 여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저는 아파트 한 단지당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고 어린이집에 영어교사를 지원해 영어유치원화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 김병관 후보에 대해 평가해달라.

상대당 후보는 게임업계의 신화다. 저도 4년 전까지는 존경했었다.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다. 제가 지역구 주민분들로부터 들은 게 별로 없다. 지역구 주민들이 4년 전 상대당 후보에게 달려가서 애원했던 요청들이 여전히 저에게 도돌이표처럼 돌아오고 있다. 무려 4년의 세월이 있었는데 속상하더라.
김은혜 후보는 "새로운 변화와 함께 많은 분들의 열망을 반영하는 게 이번 총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김은혜 후보는 "새로운 변화와 함께 많은 분들의 열망을 반영하는 게 이번 총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 김은혜 후보 본인의 장점을 꼽는다면.

제가 기자나 앵커, 청와대 대변인, IT 기업 임원을 거쳤고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왔던 경험들과 강력한 네트워크가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드릴 수 있다. 정치 신인이지만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이 지역에 오래살아도 주민을 위해 한 것이 없다면 저 같은 신인에게 기회를 줬으면 한다. 새로운 변화와 함께 많은 분들의 열망을 반영하는 게 이번 총선의 핵심이다.

국회의원을 마치 부업처럼 하거나 이력서에 한 줄 장식처럼 생각하지 않겠다는 거다. 기자로 취재할 때 가졌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상대방과 등을 돌리지 않는다는 거다. 주민들과 약속한 것을 나 몰라라 등 돌리는 국회의원은 되지 않겠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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