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심재철·추혜선…현역의원 세명 '빅매치'
“같은 안양지역에서 이석현, 이종걸이 모두 교체됐는데 심재철도 바뀔 때가 됐다.” “어느 정도 무게감 있는 중진급 인물이 필요하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현역의원 세 명이 맞붙은 유일한 지역구인 경기 안양 동안을의 민심은 이렇게 갈라졌다. 이곳에 출마한 심재철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지역에서만 내리 5선을 했고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초선 비례대표로서 지역구 첫 당선에 도전한다. 중진 의원과 초선 의원들의 대결 구도다.

안양 내 이른바 ‘물갈이’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근 지역구인 안양 동안갑의 5선 이석현 의원, 안양 만안의 5선 이종걸 의원은 모두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일각에선 심 후보의 경륜과 원내대표까지 지낸 중앙정치 활동이 표심에 미칠 영향이 만만찮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이재정 후보다. 이 후보는 “심 의원으로 대표되는 오랜 권력 대 신진 세력 구도에 안양 유권자들이 관심이 많다”며 지역 내 물갈이론을 강조했다. 또 “동안을은 더 이상 수도권 인근의 베드타운으로만 머무르면 안 된다”며 “‘1기 신도시 특별법’을 통해 지역 특성을 살린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정책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지역구 내 평촌지역은 대표적인 1기 신도시다.

심 후보는 ‘중진의 노련함과 경험’을 내세웠다. 심 후보는 “상대가 주장하는 ‘지역 물갈이론’을 이겨낼 만큼 경쟁력과 신뢰를 쌓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심 후보는 “미래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5선 이상의 의원들은 저를 제외하고 모두 공천받지 못했다”며 “공천 심사 과정에서 법안 발의, 국회참석률, 국정감사 활동 등으로 이미 검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을을 위한 후보’ ‘현장을 뛰는 후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뒤지고 있다. 이 후보와 심 후보 다음인 3위이고, 지지율도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추 후보는 “하루아침에 별일이 많은 게 선거이고 그 기회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구 최대 현안은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다. 주민들은 안양교도소 문제에 관심과 불신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지역구 주민인 택시기사 박모씨는 “4년마다 이 지역 출마자 모두가 안양교도소를 반드시 이전하겠다고 말해왔다”며 “이젠 별로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세 후보 모두 당선이 된다면 이번에는 반드시 임기 내에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지키지 못한 약속의 상징이 돼버린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를 지역 주민과 국민의 이익이 맞닿는 방식으로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인근에 신설되는 호계사거리역과 함께 해당 부지에 문화·체육·업무 시설을 조성하겠다”며 “21대 국회에서 경제적 보상책, 법적 제도 등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