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메시지 '극과 극'…이낙연 "협력해 나라 구해야", 황교안 "정권 심판해야"
[총선 D-11] 이낙연 "미워하지 않겠다"…황교안 "미워한다"
4·15 총선 서울 종로 경쟁자이자 여야의 선거운동을 각각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일 극명하게 다른 '총선 메시지'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위원장은 '황 대표를 미워하지 않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여야 대립을 자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했으나, 황 대표는 '이 정권을 미워한다'며 경제·안보·코로나19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 위원장은 이날 종로 명륜동 유세에서 "우선 저부터 황 대표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미워하지 않겠다"며 "혹시 제 마음속에 (황 대표를) 미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입을 꾹 다물고 반드시 참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 그리고 (황 대표 지지자들도) 저 이낙연을 미워하지 말아달라"며 "우리는 협력해서 나라를 구해야 할 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계곡은 아직도 우리 앞에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며 "위대한 국민을 믿고 우리 앞에 놓인 위기의 강, 고통의 계곡을 국민 어떤 분도 낙오하지 않고 건널 수 있도록 모두 손을 잡아야 한다.

서로 이해하고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모든 것은 무능한 정권의 문제다.

권력에 눈먼 자들이 제구실을 못 해 우리가 지금 험한 꼴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을 미워한다.

내 아버지, 어머니의 자부심마저 망하게 하지 않았느냐. 나에게 저주를 일으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가회동 유세에서도 "멀쩡하게 잘 살던 이 나라가 불과 2∼3년 만에 완전히 망해버렸다.

총체적 난국"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국민이 지켜야 하는 나라는 비정상이다.

비정상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정원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낙연이라는 존재는 여권의 총선전략에 있어 통합당 대표주자인 '황교안 죽이기'를 위해 임시로 활용되는 것뿐"이라며 "이런 현실도 파악하지 못한 채 이 후보가 황교안 운운하면서 감성 마케팅을 펼치는 행위는 그만큼 본인의 실제 입지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 착각과 오만"이라고 이 위원장 발언을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