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민생당 "민주당이 순천 손들어줬다" 격앙
민주당 전남도당 "야당이 지역 분열 일삼아" 반박
민주당 전남 동부권 의대 유치 공약에 목포권 '발끈'
전남지역 숙원인 도내 의과대학 설립이 21대 총선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의과대학 설립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이 총선 공약 싸움의 대상으로 삼자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지역 유치논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3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같은 당 전남지역 총선 후보 10명 전원이 참석한 출범식에서 전남 동부권 의과대학 설립 등을 포함한 공동공약을 발표했다.

공동공약은 전남 동부권 의과대학 설립과 권역 응급의료센터 기능 보강·확대,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석유화학 국가산단 지원특별법 제정, 순천시 선거구 조정 등을 담았다.

공동공약 서명자는 동부권 선거구 후보 4명이지만 "공동공약은 중앙당과 정책협의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고 해 의대의 동부권 유치가 민주당 공약임을 천명했다.

민주당의 공동공약 발표는 전남 서부권에 있는 목포대에 의대를 유치하려는 이 지역의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그동안 목포대 의대 유치에 '올인'하면서 이를 총선 공약에까지 반영했던 민생당·정의당 등 야권 후보들과 지역 주민들은 크게 격앙된 분위기다.

정의당 목포시위원회는 이날 낸 성명에서 "목포대 의대는 목포시민의 30년 숙원 사업으로 최근 4년간 윤소하 국회의원이 노력했고 교육부 '목포대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까지 이뤄져 설립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선점한 사업'이란 점을 공공연히 밝혔다.

정의당은 "목포의 민주당 김원이 후보가 순천까지 가서 전남 동남권의과대학 설립 추진위원회 결성식에 참석했는지 도대체 납득할 수가 없다"면서 "목포대 의과대학, 대학병원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것이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생당 전남도당도 "서남권 주민 염원인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 유치를 중앙당에 강력하게 촉구하는 것도 부족한 판에 민주당은 순천과 치열하게 경쟁을 해 온 의과대학 유치에 재를 뿌리고 순천의 손을 들어준 격"이라고 공격했다.

민생당 박지원 후보도 "목포 원도심은 역사관광 중심지, 신도심은 교육문화 중심지로, 목포대 의과대학·대학병원 유치로 교육·문화·안전 3대 도시로 만들겠다"며 주요 공약으로 이미 밝히기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이슈화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목포권 주민의 반발도 거세지자 민주당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민주당과 전남도당은 전남 동부권 의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민주당 김원이(목포) 후보도 "코로나19 극복을 다짐하는 단체 사진을 두고 일부에서 '서부권 후보들이 동남권 의대 설립 유치에 찬성'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악의적으로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의과대학 유치는 전남 모든 지역의 염원이며 전남 동부권 후보들도 지역의 바람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야당이 이를 총선에서 정쟁의 도구로 삼아 쓸데없는 지역 분열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남은 전국의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곳이지만 의과대학 유치에는 동부권과 서부권이 갈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