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털고 '화해모드'?…김 위원장, '뼈 있는' 덕담 "상황 인식 염려 많아, 능력 보여야"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30일 국회로 찾아온 태영호(태구민) 후보를 만나 "내가 선대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을 졌으니까 태 후보 당선도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지낸 태 후보는 이날 국회에 마련된 선대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태 후보는 인사말에서 김 위원장의 합류와 관련, "통합당이 천군만마를 얻고 필승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크게 포용해주시고 격려 말씀까지 해주시고, 선거에 필승할 수 있는 키포인트를 하나하나 알려주시니 제가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태 후보의 공천을 둘러싼 '설화' 이후 한 달도 안 돼 이뤄진 탓에 만남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 속에 성사됐다.

앞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탈북민 출신인 태 후보의 강남갑 공천을 두고 "국가적 망신"이라는 취지로 지적했고, 태 후보는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발언"이라며 공개 반발한 바 있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앞선 설전에 대해 일절 언급을 삼간 채 몸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대화에 앞서 악수를 하고 취재진을 향해 기호 2번을 상징하는 '브이'(V) 포즈를 취해 보이는 등 일견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종인, 태영호 만나 "당선 책임지겠다"…태 "천군만마 얻어"
다만 이어진 김 위원장의 '덕담'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태 후보에 대한 '여론'이라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는지에 대한 염려들을 많이 하는 거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태 후보가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능력', '적응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주면 "유권자들이 비교적 안심하는 상황에서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을 언급하면서 "태 후보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보수진영의 후보로서 '검증' 받으려면 분발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10여분 만에 끝났다.

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만남은 본인이 먼저 청해 성사된 것으로 따로 연락을 받고 온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구설수' 관련 질문에는 "다 지난 일로, 다른 말씀은 없었다.

이번 선거에 이길 수 있다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태 후보와의 마찰을 극복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선거전에 돌입했으니까 당선시키려고 노력해야지 어떻게 하느냐"면서 "미래통합당 후보이니, 통합당을 지지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특유의 냉소적인 화법으로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