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간담회…"한일 통화스와프 이뤄지는 게 옳다…日입장 중요"
'확진자 0명' 북한 주장엔 "형편 좋지않다고 생각하나 공식 발표 존중"
"코로나19 정보·성과 기꺼이 공유…최고의 방역이 최고의 경제위기 대책"
"한국, 신속·투명·혁신·자율로 코로나19와 전쟁…인류, 지혜모으면 승리"
정총리 "도쿄 확진자 많아져…對日비자제한 당분간 유지 가능성"(종합2보)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일본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최근 도쿄도에서 확진자가 상당히 많이 나왔는데,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일본인 무비자입국 효력 정지 등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일본에 취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조치를 연장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일본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대답했다.

일본은 지난 5일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대기할 것과 무비자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튿날 상응 조치의 일환으로 일본에 대해 무비자 입국 금지 및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한편, 정 총리는 일본 등 더 많은 나라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 "과거에 오래 지속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가 외환 시장에 기여한 바가 크다"면서 "일본과 통화스와프가 이뤄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일본 측의 입장 때문에 연장되지 않은 것이어서 일본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2016년 8월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해 1월 논의를 중단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정부 입장을 재검토할 계획에 대한 질문엔 즉답 대신 "종합적으로 한일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호혜적 관계로 만들어나가는 가운데 이런 문제도 잘 검토돼야 한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는 북한 주장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선 "북한의 형편이 여러가지로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총리로서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내용을 존중할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북한과의 방역 협력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협력이 이뤄진 적이 없고, 요청을 받은 부분도 아직 없다"며 "그렇지만 혹시 그런 필요가 생기면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있다는 생각을 대한민국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정부가 내달 6일 개학 예정일을 앞두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국민들이 매우 협조를 잘해줬다"며어떤 부분에서도 사재기가 일어난 적이없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마스크를 주자는 운동도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말 정부가 절을 해야 할 정도로 협조를 잘해줬는데, 긴장이 오래 지속되기는 참으로 어렵고 해이해질 수 있다"며 "묘수는 없는 것 같지만, 고통을 조금 더 갖고 가는 것이 고통을 오래오래 유지하는 것보다 낫다고 호소하며 국민들로부터 지속적인 협력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4월 6일 이전에 얼마나 '드라마틱'한 성과가 있을지는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발 입국자의 입국을 막지 않은 방식이 적절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관련 정책을 평가하라고 하면, 지금도 우리가 취한 정책이 적정했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중국발 입국을) 제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초기 후베이(湖北)성에 대해서는 입국 제한을 했고, 그 외 지역에 대해선 특별입국절차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한중간 방역 협력에 대해선 코로나19 초기 한국이 중국에 마스크 등 물품을 지원하고, 지금은 중국이 한국에 방역용품을 보내주는 것을 거론하며 "한중간 소통과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이웃사촌들이 협력하는 아름다운 모습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는 전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관련 국제적 연대·협력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신종 바이러스 극복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과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극복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갖고있다"며 "최선의 방역이 최고의 경제위기 대책이며,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를 먼저 경험한 입장에서 우리보다 늦게 코로나19 위험에 처한 국가들의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의 위기극복 성과와 부족함들을 함께 나눠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국내 체류중인 외국인들이 마스크 등 방역용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혹시 지금까지 소홀했다면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외국인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국민이라 생각하고, 우리 속담에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는 말이 있다"며 "마스크 관련 형편이 어렵더라도 당연히 외국인에 대한 배려도 꼭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미국에 대한 의료용품 지원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국의 수요와 맞아 떨어지면 즐거운 마음으로 미국에 지원할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원 품목에 대해선 "종목에 따라서 다르지만 우리가 필요한 양보다 추가로 갖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진단키트나,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마스크도 지금보다 형편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총리는 기자들과의 문답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범국민적 총력 대응의 결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해외 유입 확진자 수를 제외하고 최근 여러 날째 두 자리로 줄어드는 추세"라며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를 간단히 설명하면 신속·투명·혁신·자율이라는 네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1만 건 이상의 진단 검사를 하면서 '신속하게' 코로나19를 차단하고 매일 두 차례 정례 브리핑으로 발생 현황과 정부·지자체의 대응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IT 기술을 이용한 확진자 동선 파악과 드라이브스루 검진, 자가 격리 앱 등 '혁신적' 방법으로 대응하고 물리적 봉쇄 없이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격리,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시민 자율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는 천연두와 페스트, 결핵, 스페인 독감 등 숱한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인류가 지혜를 모으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모두발언은 영어로, 질의응답은 동시통역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로 응했다.

정총리 "도쿄 확진자 많아져…對日비자제한 당분간 유지 가능성"(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