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사회 목소리 직접 반영…현장서 실천 없다면 대책도 소용없어"
종교인 출신 첫 이사장…20년여간 남북교류·인도지원 활동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이사진 30% 탈북민으로 구성"
"현재 재단 이사진이 10명 입니다.

그중 당연직 6명을 빼면 4명인데, 앞으로 그중 3명을 탈북민으로 구성할 것입니다.

"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정인성(63) 원불교 특임부원장은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재단 운영에 탈북민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이 같은 재단 운영 방침에는 탈북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 강화만이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탈북민들의 빠른 정착을 돕고 일부 탈북민이 위기 상황에 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생각이 반영돼있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여름 발생한 탈북 모자 사망 사건에 대해 "우리 재단과 사회에 앞으로 두고두고 뼈아픈 교훈이 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정부의 종합대책이 나왔지만, 현장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도 "책상에는 사각이 없지만, 현장에는 탈북민 모자 사건과 같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현장에서 늘 '촉'을 세워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이사진 30% 탈북민으로 구성"
정 이사장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부터 남북교류와 대북 인도지원 분야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왔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남북교류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겸임하며, 원불교재단(전인학원)이 설립한 탈북청소년 특성화 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 이사로 학교의 설립과 운영에 기여하기도 했다.

종교인이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에 임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이사장은 남북하나재단 출범 10주년을 맞는 시점에 재단 '지휘봉'을 잡게 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남북하나재단은 지난 2010년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출범해 탈북민 사회적응, 생활안정, 교육, 취업 관련 지원에서 장학사업, 직업훈련, 전문상담까지 전반적인 지원 업무를 수행해왔다.

정 이사장은 "남북하나재단은 지난 10년간 탈북민 지원 중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탈북민만 지원하고 또 그들의 정착을 돕는 조직을 10년 동안 길러온 것"이라며 "이는 우리 사회의 큰 자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이사진 30% 탈북민으로 구성"
향후 재단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거듭 '현장 중심'을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그들(탈북민)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하다"며 "저는 물론이고 재단도 직접 늘 현장에 찾아가 그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 단체 지원과 관련해서는 탈북민이 탈북민을 돕는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일부 탈북민 단체의 적극적인 현실정치 참여에는 말을 아꼈다.

정 이사장은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치, 결사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그분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는 탈북민들이 남쪽 사회에 잘 정착하고 성공하도록 돕는 기관이다.

그분들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다면 대화도 하고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