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에 의원을 파견할 때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범여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의원 7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 심기준, 정은혜, 제윤경 의원의 제명을 결정했다. 이종걸, 신창현, 이규희, 이훈 의원 등 4명의 지역구 의원은 탈당계를 냈다.

이해찬 대표는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에게 고맙다"며 "의원 파견을 현실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손혜원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과 경쟁 관계가 된 상황에서 시민당에 힘을 실어주고 투표용지상 순서를 높이기 위해 의원 파견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거 통합당을 비판했던 것을 감안할 때 '말 바꾸기'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당시 통합당을 향해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 의원을 위성정당에 파견하려니 '꼼수 제명'밖에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 어색하고 괴상한 사기극은 반복될 것"이라고 조직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총선 불출마 의원들에게 미래한국당 이적을 권유한 것에 문제를 제기해 "정당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윤 사무총장이 역시 불출마 의원들에게 시민당 파견을 권유했고, 의총에서 비례대표 의원 제명까지 결정했다.

민주당의 말 바꾸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신업 민생당 대변인은 "한국 정치사의 추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즉각 조사하라"고 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당신들이 후안무치한 통합당과 다른 게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