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비례 의원 3명 제명하고 "선거법 제대로 고치자" 발언도 나와
비판했던 파견 권유·비례 제명 모두 실행…정의 "통합당과 다른 게 뭐냐"
'사기극'이라던 의원 파견 실행한 민주…이해찬 "불가피한 상황"(종합)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 의원 파견을 '사기극'이라며 맹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범여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시민당)에 7명의 의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 심기준·정은혜·제윤경 의원의 제명을 결정했다.

이종걸·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지역구 의원 4명은 탈당계를 냈다.

7명의 의원이 시민당행(行)을 결정한 것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의총에서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에게 고맙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대표는 "의원 파견을 현실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128명 의원 중 69명이 참석한 의총에서 비례대표 의원 제명은 반대 한 명 없이 의결됐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파견 의원) 본인을 제외한 전 의원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제명 결정 후 일부 의원들이 자유 발언에 나섰으나 시민당 의원 파견이나 비례대표 의원 제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민주당이 이끈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주도해 개정한 선거법을 다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선거법 취지가 왜곡된 상태에서 총선이 치러지게 됐다.

선거가 끝나면 빨리 선거법을 제대로 고쳐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찬성했던 우원식 의원은 "민주대연합의 가치가 비례연합정당을 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며 "비판적 평가와 반성적 성찰을 통해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우 의원과 유사한 취지에서 정치개혁연합(정개련)과의 갈등과 관련, "민주연합을 같이한 세력들에 상처를 준 부분은 앞으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잘 대처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반대했던 설훈 의원은 "반대했지만 이렇게 결정된 이상 정치가 늘 최선을 선택할 수 없으니 차선으로라도 의원들이 시민당에 많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명이 결정돼 시민당으로 가게 된 제윤경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과정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시민당이 시민사회의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해 오랫동안 활동한 분들을 비례대표 후보로 모시게 된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분들이 국회에 진출해 더 많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기극'이라던 의원 파견 실행한 민주…이해찬 "불가피한 상황"(종합)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 '경쟁 관계'가 된 상황에서 시민당에 힘을 더 실어주고 투표용지상 순서를 끌어올리기 위해 의원 파견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말 바꾸기'에 대한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의총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해 미래한국당에 파견했을 당시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 의원을 위성정당에 파견하려니 '꼼수 제명'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 어색하고 괴상한 사기극은 반복될 것"(이재정 대변인) 등으로 강하게 비난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총선 불출마 의원들에게 미래한국당 이적을 권유했을 때는 윤호중 사무총장은 "황 대표를 정당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

정당법은 정당 가입과 탈당을 강요한 자에 대해 2년 이하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역시 이 대표와 윤 사무총장이 나서서 불출마 의원들에게 시민당 파견을 권유한 데다 의총에서 비례대표 의원 제명까지 결정했다.

민주당은 시민당은 연합정당으로 미래한국당과 같은 위성정당이 아니고, 파견 의원들도 자발적인 선택을 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생당 강신업 대변인은 "한국 정치사의 추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즉각 조사하라"고 했고, 정의당 김종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당신들이 후안무치한 통합당과 다른 게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의원 파견으로 시민당은 통일 기호를 우선 부여받는 민생당, 미래한국당, 정의당에 이어 투표용지 네번째 칸을 차지할 전망이다.

만약 불출마 지역구 의원 중 추가 파견자가 나오면 시민당도 지역구 의원 5명을 확보하면서 통일 기호 부여 대상이 돼 정의당보다 앞 순서 기호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다른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선거법 88조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시민당을 최대한 지원하는 선거운동 계획도 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우리 당과 시민당 모두 당명에 '더불어'가 들어가니 '더불어 더불어가 승리해야 한다'고 홍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로고부터 후보 선거운동 복장, 공보물까지 유사하게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두 당의 밀접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쌍둥이 선거운동' 전략을 펴겠다는 생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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