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기관 자체감사기구에 서한…"적극행정 면책 과감히 적용해야"
"총선전 공직기강도 확립…선거 공정성 해하면 지위고하 막론 엄중 문책"
감사원장 "코로나19 위기극복 업무 수행한 공직자 문책 안한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업무수행에 대해서는 개인적 비리가 없는 한 면책하겠다면서 공직사회에 적극행정을 당부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 원장은 중앙부처와 광역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의 자체감사기구 책임자에게 보낸 특별서한에서 "최근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업무 수행과 관련해 개인적 비리가 없는 한 업무를 수행한 공직자에 개인적 문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9일 '경제위기 대응 지원을 위한 감사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대한 적거 면책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날 감사원장이 거듭 이같은 면책확대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

최 원장은 "그동안 공직자의 소극적 행동을 유발하는 중요 원인 중 하나가 감사 행태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위기 상황에서는 감사가 걸림돌이 아닌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지원자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각 기관이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대해 사전 컨설팅을 요청하면 5일 내 결과를 회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사전 컨설팅으로 업무 처리에 있어 적절한 시기를 놓칠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최대한 자체 판단에 따라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해달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러면서 "그런 조치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적극행정 면책기준을 대폭 완화해 일체 개인적인 문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사전 컨설팅이란 각 기관이 불명확한 법령·규정 해석과 관련해 감사원에 미리 컨설팅을 신청하고 그 결과 따라 처리한 업무에 대해서는 면책해주는 제도로, 감사원은 코로나19 관련 사안에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최대한 신속하게 답변하기로 한 바 있다.

최 원장은 또한 "이번 위기 상황 극복에 있어 선례가 없다거나 관계규정이 미비하다는 등의 이유로 소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저도 '사후 감사'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체 감사기구도 소속 공직자가 감사를 걱정하지 않고 방역과 경제위기 극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 면책과 사전컨설팅 제도를 과감히 적용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 경제위기 대책에 헌신적으로 종사하는 의료기관이나 관련 개인, 단체에 대해서도 공무원에 대한 적극행정 면책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그들의 사소한 실수나 과오를 문제 삼는 일이 없도록 해 우리나라의 모든 역량이 위기 극복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역설했다.

최 원장은 나아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승해 본연의 업무 소홀 등 공직기강이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있다"면서, "공직기강 확립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국가적 위기상황일 뿐만 아니라 4·15 총선을 앞둬 어느 때보다 공직자들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키고 엄정한 공직기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선거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형평성을 지키도록 각별히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은 이런 임무를 소홀히 해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공정성에 의혹을 야기하는 행위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문책하겠다"면서, "일부 기강해이 사례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공직자들과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직기강 확립에 힘써달라"고 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적극행정 문화 확산을 위해 사전컨설팅과 적극행정 면책 사례를 담은 '사전 컨설팅 및 적극행정 면책 사례집 증보판'을 발간했다.

지난해 4월 발간된 이후 추가된 사례를 담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