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하루만에 비례 1번된 신현영…'겸직 논란' 정필모도 재심 끝 비례 8번
'기본소득제' 내세운 원외정당 2곳만 남아…"시민사회 원내 진입 자체가 의미"
정치개혁연합 "소수정당 찍어달라"…민교협 등 시민사회, 해산 촉구 연서명도
시민당, 소수정당 절반 이탈…비례후보 '졸속 검증' 리스크도(종합)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시민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정해졌지만, 소수정당 4곳 가운데 2곳이 이탈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으서의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소수정당 후보들의 경우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후보 공모부터 심사까지 마무리하면서 검증 리스크도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민당 최고위원회는 24일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한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의 순번을 발표했다.

선거인단 투표와 최고위 의결을 거치면 이 명단은 확정된다.

시민당이 자체 공모한 시민사회 후보가 1∼4번과 7∼10번에, 소수정당인 기본소득당·시대전환 추천 후보가 각각 5·6번으로 당선안정권에 자리 잡았다.

민주당에서 온 비례대표 후보들은 11번부터 30번까지 이름을 올렸다.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은 애초 명단에서 제외됐다가 재심 신청이 인용돼 최종 명단에서 언론개혁 분야 후보로서 8번을 받았다.

그는 KBS 재직 시절 '부당한 겸직 및 외부 강의'로 2017년 감사원의 징계 대상이 돼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지만, 징계 절차 진행 중이던 2018년 부사장에 임명되면서 KBS 공영노조의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신현영 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전날 오전 공공의료 분야 추가 공모에 후보 신청을 해 하루 만에 비례 순번 1번을 받았다.

비례 순번 3번인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시민당 공천이 정해진 뒤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직선거법상 공공기관장의 사퇴 시한(3월 16일)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번을 받은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페이스북에서 지난 20일 "이런 식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면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요"라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녹색당 지지를 선언했다가 돌연 시민당 후보로 참여했다.

시민당은 후보들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 하지만, 시민사회 공모 후보나 소수정당 후보의 경우 지난 22일 공모 마감 이후 21∼23일 사흘간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만 세 차례 진행됐다.

민주당 출신 비례대표 후보들이 3주 가까이 면접 심사, 국민공천심사단 투표, 중앙위원회 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시민당 후보들을 둘러싼 논란이 하나둘 불거지기 시작한다면 전체 득표율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추진과정에서 배제된 세력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비례연합정당 플랫폼으로 검토되다 민주당과 마찰을 빚은 정치개혁연합은 이날 해산 성명을 내고 "제대로 된 선거연합정당에 동참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또 하나의 위성정당을 만드는 길을 선택한 민주당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을 향해 "거대양당이 만든 위성정당이 아니라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소수정당에게 정당투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당에 참여했다가 후보에서 빠진 가자평화당과 가자!평화인권당은 비례연합정당 플랫폼이 소수정당들을 이용만 하고 배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시민당은 이들 정당의 후보가 검증 기준에 못 미쳐 탈락했다는 입장이다.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직접민주주의실천연대 등을 중심으로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비례용 위성정당에 반발하며 해산을 촉구하는 연서명에 나섰다.

시민당, 소수정당 절반 이탈…비례후보 '졸속 검증' 리스크도(종합)

시민당은 민주당 외에 원외정당 2곳만 참여하게 되면서 사실상 '비례민주당'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애초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기회'라는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살리겠다며 비례연합정당의 명분을 찾았지만, 이런 취지마저도 퇴색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각 분야에서 대표성을 가진 시민사회 후보들의 원내 진입 가능성이 열린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민당 비례 후보 8명은 정당 출신은 아니지만 정당에 준하는 대표성을 갖는 사회단체에서 추천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민당에 포함된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의 주요 공약인 '기본소득제'도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과 포퓰리즘 논란이 예상된다.

올해 1월 창당한 기본소득당은 모든 시민에게 조건 없이 매달 60만원의 현금을 기본소득으로 제공하자는 것이 공약이다.

그 재원은 시민세·탄소세 신설, 토지보유세 강화 등으로 충당하겠다는 구상이다.

2월 창당한 시대전환 역시 1호 공약이 '국민기본소득제'다.

상위 10%의 고소득 계층 세금을 늘리고 과세·복지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2021년 전국민 월 30만원, 2028년 월 65만원 기본소득을 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런 공약에 대해 "민주당과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가려는 방향에 완전히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 마케팅'을 본격화한 비례정당 열린민주당과의 표 분산 문제도 고민거리다.

총선 이후 연대 가능성을 닫아둔 것은 아니지만 열린민주당이 민주당 지지층 표를 잠식할 경우 시민당의 민주당 비례 후보들이 당선권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시민당 최배근 공동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표 분산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윈윈 게임은 될 수 없고 제로섬 게임"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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