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국 체인 CVS가 5만 명을 추가로 고용한다. CVS 전체 직원 수(29만 명)의 17%에 달하는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미국에서 의약품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대처다.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CVS는 23일(현지시간)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CVS의 이번 채용 계획은 정규직과 계약직을 모두 아우를 것으로 전해졌다. CVS는 자사 고용 약사와 점포 직원 등 '코로나19 관련 최전선 근무' 직원들에게 일회성 보너스도 지급한다. 1인당 150~500달러가량이다.CVS를 포함한 미국 약국 기업들은 최근 미국 내 약품 주문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을 전하고 있다. CVS는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한 이달 초부터 회사의 처방 약 배달 서비스를 전면 무료화했다. 이후 CVS의 처방 약 배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0% 급증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처방 약 배달이 합법이다.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용을 크게 늘리는 기업이 여럿 생기고 있다. 주로 코로나19 사태로 고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슈퍼마켓, 약국, 테이크아웃 위주 식당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산업계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CVS의 최대 라이벌사인 약국 체인 월그린스도 지난 22일 9500여 명을 추가로 고용한다고 밝혔다. 월마트와 아마존은 각각 15만 명, 10만 명을 더 채용한다. 도미노피자는 배달직원 등으로 1만 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을 밝혔다.이들 기업이 최근 고용을 늘리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돕는 차원에서 이기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처드 앨리슨 도미노피자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추가 고용 계획을 밝히면서 "우리는 (이번 채용을 통해) 이번 사태로 실직한 식당 종사자 등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조만간 '영업 재개'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가이드라인 기한이 오늘 30일로 다가오는 가운데 경제적 충격파 등을 감안해 봉쇄 조치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 나서 "(연방정부의 봉쇄 조치가) 3∼4개월보다 훨씬 더 빨리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경제) 재개 시점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 보이지 않은 적을 제거하기 위해 '셧다운'을 꽤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우리나라(미국)를 다시 열려고 한다"며 "미국은 셧다운 되기 위해 건설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독감이나 교통사고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매우 활발한 독감 시즌이고, 사망자 수가 5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자동차 사고는 우리가 말하는 그 어떤 수치보다도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우리가 모두에게 더 이상 차를 운전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며 "그래서 나라를 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매년 미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숫자는 4만 명 이하"라고 지적했다. WP는 "총기 사고로는 더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던 케이시 멀리건 시카고대 교수는 이날 "바이러스를 늦추기 위해 경제 활동을 중단하려는 노력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멀리건 교수는 "섹스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밖으로 나와 더 이상 섹스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 하면 덜 위험하게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활동 제한이 감염률을 낮춰 장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상이 위험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지금 건강과 경제 사이에 '트레이드오프'(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다른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것)가 있다는 생각은 크게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퍼먼 교수는 "우리 경제를 해치는 것은 바이러스고, 그 바이러스를 막으려는 모든 사람들은 그것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피해를 제한하면서 궁극적인 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톰 잉글스비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소장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감염률과 사망률이 치솟는 이탈리아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잉글스비 소장은 "미국은 이 조치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2주'가 필요할 것이며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미국 의료 시스템이 견딜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의 환자들이 전국적으로 병에 걸릴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확진자 인근 병원 이송…어제 1203명 입국·유증상자 101명정부 "유럽발 입국자의 자가격리, 생활지원비 지원 않겠다"유럽에서 들어온 입국자 전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하루 동안 유럽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온 입국자 총 1천444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이는 이날 오전 9시까지 집계된 내용으로, 검사 결과가 추가 확인되면 확진자 수는 달라질 수 있다.환자 전원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코로나19가 유럽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정부는 22일 오전 0시부터 유럽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발열, 기침 등 코로나19로 의심할 만한 증상을 보인 입국자는 공항 검역소 격리관찰시설에서 진단 검사를 받는다.증상이 없는 경우는 지정된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해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린다.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되더라도 내국인이나 장기 체류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14일간 자가·시설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단기 체류하는 외국인 역시 2주간 능동 감시를 받는다.중대본은 전날인 23일에는 유럽에서 총 1천203명이 입국했으며 이 가운데 의심 증상이 있는 유증상자는 101명이라고 밝혔다.별도 증상이 없는 사람은 1천102명으로 모두 검사 진행 중이다.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발 입국자의 80∼90%는 내국인으로 유학생, 출장, 주재원과 가족, 교민 등"이라고 설명했다.중대본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고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내·외국인에 관계없이 진단 검사 비용과 치료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중대본 관계자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해외유입으로 인한 국민의 2차, 3차 피해를 차단할 수 있게 되므로 더 큰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정부는 현재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해야 할 때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생활지원비를 지급하고 있다.다만 유럽에서 입국한 이후 자가격리하는 경우에는 생활지원비를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다.중대본 관계자는 "유럽발 입국자의 경우, 개인의 선택에 따른 입국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일반적인 자가격리 대상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