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총선 지역구 경선에서 패배한 5선 중진의 이종걸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대대적인 퇴행이 시작될 것"며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23일 오후 자신의 SNS(페이스북)을 통해 "거취를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당의 공식 요청 이전에 정치적 득실을 떠나 제 판단으로 민주당을 떠나 시민당에 합류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총선 승리는 지난 2016년 촛불 시민혁명이 연 새 체제의 '시작의 끝'"이라며 "촛불시민혁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대선 승리,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지면서 평화와 민주, 공정체제 만들기의 '시작의 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작의 끝을 넘어야 본격적으로 새 체제를 쌓을 수 있다"면서 "민주 진영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이 비례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흔들렸다"며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이 이긴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도 되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통이 심했어도 건강한 아기가 출생할 수 있다"며 "시민당이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시민대표들의 정치세력화를 돕고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살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 진영이 이기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이중권력' 상태가 된다"면서 "'입법 법력배'들의 생떼로 대통령과 행정부는 헌법상의 권한 행사조차 방해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법 법력배 '미통파'가 복수혈전을 펼치면서 촛불시민혁명이 열었던 사법 개혁 등을 과거로 돌리려고 하면서 21대 국회는 개원 첫날부터 임기 말 극한 대립의 데자뷰가 펼쳐질 것"이라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초래한 세계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개혁이 지속되기 위해서 민주 진영이 이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앞서 경기 안양시만안구 지역구 1차 경선 결과 '친이(이재명)계'로 불리는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에게 패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시 SNS를 통해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 성찰과 반성의 계기로 삼겠다"며 "주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이제 일을 내려놓는다. 모자랐던 부분과 소홀했던 점을 재충전하겠다"고 경선 결과를 수용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