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발협력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사장 이미경·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고통 분담의 하나로 이사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 5명이 4개월간 급여의 30%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미경 이사장은 “정부와 사회 각계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지원이 확산되고 있는데 KOICA도 함께하자”며 뜻을 모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23일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달러를 무한정 찍어 국채 등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전까지의 대책에는 빠져 있던 회사채 매입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와 금융시장이 마비될 조짐을 보이자 사상 초유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Fed는 이날 미 국채와 준정부기관이 발행한 주택담보증권(MBS), 상업용부동산담보증권(CMBS)을 제한 없이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Fed는 이제까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하고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와 1조달러 규모의 기업어음(CP) 매입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주가가 폭락하고 투기등급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하자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7년간 6조7500억달러의 양적완화를 시행했지만 이번엔 그 한도를 없앴다. Fed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가계, 기업, 미국 경제를 돕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Fed의 전례 없는 대책에도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1%대 하락하며 장을 시작했다. 미 행정부의 2조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이 전날 상원에서 불발된 영향을 받았다. 월가는 Fed의 이번 발표가 없었으면 폭락이 이어졌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0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266원50전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83.69포인트(5.34%) 내린 1482.46에 마감했다. 증시에선 장이 시작되자마자 주가가 급락해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Fed의 이번 발표로 향후 한국 금융시장이 불안감을 덜 수 있을지 주목된다.뉴욕=김현석 특파원/심은지/김익환 기자 summit@hankyung.com
외교부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모든 국가와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오는 4월 23일까지 한 달 간이다. 외교부는 “여행경보제도에 따라 1단계(여행유의) 및 2단계(여행자제) 여행경보가 발령된 국가와 지역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적용한다”고 밝혔다.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에 대해 발령된다. 발령일로부터 최대 90일까지 적용되지만 별도 연장조치가 없으면 한 달 만에 자동 해제된다. 해당 기간 동안엔 기존에 발령 중인 여행경보의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여행경보의 2단계 이상 3단계(철수권고) 이하에 준한다. 이미 3단계와 4단계(여행금지) 발령이 내려진 국가엔 적용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해당 기간 해외 여행을 계획한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신변안전 유의를 강조했다. 해외 체류 중인 국민들의 코로나19 관련 위생수칙 준수도 요청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세계 각국에서 갑작스러운 국경 폐쇄나 항공편 중단 등이 벌어지면서 해외 체류 중인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항공편이 정상적으로 운항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급적이면 해외여행을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교민 귀국을 위한 전세기 2대는 다음주 중 투입될 예정이다. 귀국을 원하는 교민은 총 650여명 정도로 집계됐다. 당초 현지 한인회가 자체적으로 전세기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탈리아 정부, 항공사 등 관계자들의 사정이 얽히면서 우리 정부가 직접 전세기를 마련했다. 코로나19 관련 정부 전세기는 중국 우한과 일본 크루즈선, 이란에 이어 네 번째다. 국경이 폐쇄된 페루에 고립된 한국인을 위한 임시 항공편은 이번주 중 운항된다. 주페루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수도 리마와 쿠스코 등지에 단기 체류 중인 여행객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 등 한국인 200여명의 귀국을 위해 26일(현지시간) 리마에서 멕시코시티를 거쳐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항하는 아에로멕시코 항공기가 뜬다. 정부가 중간에 주선했지만 전세기는 아니다. 쿠스코에서 리마로 가는 임시 항공편의 경우 400달러, 리마에서 인천으로 가는 항공편에 대해서는 370여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앞서 페루 정부는 지난 15일 코로나19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틀 후 육로 이동 및 외국인의 입·출국을 막았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통 분담 차원에서 향후 4개월간 장·차관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공기업에서도 급여 반납 사례가 나왔다.한국지역난방공사는 23일 황창화 사장 주재로 열린 비상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 고통을 나누기 위해 올해 임원 연봉을 10%씩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반납 총액은 약 9400만원이다. 코로나 사태 후 급여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건 공기업 중 지역난방공사가 처음이다.지역난방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돕는 데 이 재원을 사용하기로 했다.지역난방공사는 별도로 소상공인이 포함된 업무용 사용자와 유치원, 어린이집의 열 요금을 3개월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집단에너지협회와 논의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다른 공공기관에도 고통 분담 및 사회적 책임 이행 사례들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앞서 정부는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의 월급 30%를 이달부터 6월까지 국고에 반납하기로 했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동참하고 있다. 정부는 전체 100만명이 넘는 공무원의 내년도 임금을 동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