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열린민주당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진보 진영 비례정당들이 '친 조국'에 이어 '친문(친 문재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가깝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비례대표 선거를 정책이나 인물 대결이 아닌 인기투표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에 오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몸을 던지는 역할을 하자는 건(분명하다)"며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의석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민주당을 창당한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들과 문 대통령의 인연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김 전 대변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이라고 했다. 황희석 전 검찰개혁추진단장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칼'이라고 썼다. 함께 창당을 주도한 손혜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이라고 표현하면서 '김정숙 여사의 친구'라고 설명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신뢰하는 경제전문가"라며 "20대 민주당 선거공약 입안자"라고 치켜세웠다. 정 의원 스스로는 "문 대통령의 단독 사면 복권 대상자"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누가 문재인과 함께 끝까지 갈 것인가. 우리들이 살아온 인생을 보라"고 했다. 이들은 모두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전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지지자가 겹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를 적극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열린민주당은 '친 조국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황희석 전 단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해 "억울한 희생을 당했던 '조'는 명예회복을 하고 새로운 운명을 맞이할까. 정답은 없다. 4·15 총선이 결정한다. 대충 답은 보입니다만"이라고 했다. 더불어시민당 역시 조국 지지자인 소설가 정도상 씨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친 조국 성향을 보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열린민주당이 오히려 '친여 성향'에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이 비례대표 투표용지 앞 번호를 받도록 현역 의원 7~10명을 차출한다는 계획이다. 공식 선거 후보 등록을 앞둔 오는 25일까지 파견을 결정짓기로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