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독자적인 범여권 비례대표 정당을 표방하는 열린민주당을 견제하고 나섰다. 열린민주당이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표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열린민주당이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당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그런 판정을 앞두고 미리 불출마 선언을 하신 분들, 경선에서 탈락한 분들이 그쪽(열린민주당) 예비후보 명단에 들어 있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란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최근 열린민주당에 합류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열린민주당의 공천 움직임에 대해선 “우리 당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시스템 공천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후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거론하며 여권 표심을 공략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 “총선까지는 전략적 이별”이라며 “‘함께한다’는 대전제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4월 16일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20일 김 전 대변인, 최 전 비서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 친여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비례대표 후보 20명 명단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의 정당투표 기호를 ‘3번’으로 받아 열린민주당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 만큼 의석 수에 따라 1번은 민생당, 2번은 미래한국당이 유력하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