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자 7∼8명, 파견에 긍정적…"중진들, 유종의 미 거두길" 설득 지속
더불어시민당 '기호 3번' 목표…민주, 현역 파견 금주 마무리
더불어민주당이 범여권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더시민)의 4·15 총선 정당투표 기호 순서를 '3번'으로 앞당기기 위해 현역 의원 파견을 추진 중이다.

더시민이 기호 3번을 받으려면 최소 7명의 현역 의원을 파견해야 한다는 계산에 따라 민주당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을 상대로 이번 주까지 의사 타진과 설득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더시민의 비례대표 정당투표 기호는 3∼4번 이내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3번 정도가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한국당과) 서로 2번을 놓고 경쟁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게 좋겠다"며 "기호 3번이 되려면 의원 7명만 보내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당투표에서의 기호는 각 정당의 국회 의석수에 따라 결정된다.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정당이 1번을 받는다.

이번 총선에서 원내 1·2당인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연합정당이나 위성정당 형태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기로 한 만큼 투표용지에 적힐 정당 순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일단 원내 3당인 민생당(21석)이 정당투표 기호 1번을 가져갈 전망이다.

통합당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의원들을 보내 10석을 만들었고, 6석의 정의당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더시민이 3번 이내 앞순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의당보다 많은 최소 7명의 현역 의원을 민주당에서 파견받아야 하는 셈이다.

더불어시민당 '기호 3번' 목표…민주, 현역 파견 금주 마무리
연합뉴스 취재 결과 직간접적으로 더시민으로의 '당적 변경'을 수용할 뜻을 밝힌 민주당 의원은 7∼8명 정도다.

비례대표 초선인 정은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를 민주당에서 제명해달라"며 "더시민으로 당적을 옮겨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규희·신창현 의원도 파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다른 지역구·비례대표 의원 중에서도 4∼5명가량이 지도부가 요청해온다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원 꿔주기'가 소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따라서 더시민이 미래한국당을 제치고 기호 2번을 차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중진 의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은데, 당에서 혜택을 본 만큼 희생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설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27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기호를 정하는 만큼 민주당은 이번 주 중 의원 파견 문제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민주당은 '더시민' 간판을 달고 비례대표 선거에 나설 자당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후순위인 10∼11번부터 순번을 부여하는 방안을 놓고 더시민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총선 후에는 더시민을 흡수 합당해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들이 민주당으로 오고, 소수정당으로 갈 이들은 제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더시민 최배근 공동대표는 지난 18일 "(당선자들은) 각 정당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서도 "비례대표 승계 문제가 있기에 21대 국회에서 당 구조물은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향후 연합정당의 거취에 대해선 양측의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