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등에서 한국민 고립 속출…유럽 등에서도 위기감 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적 불문하고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 기준 모든 외국인에 대해 전면적인 입국금지를 하는 곳이 39개국에 이른다.

전면적인 입국금지는 항로 폐쇄로 이어져 출국까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며, 실제 국경을 봉쇄한 일부 국가에서 한국민이 고립되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에는 입국하는 한국민을 격리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아예 모든 국가에 문을 걸어 잠그면서 현지에 머물던 관광객이나 교민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못 가는 상황이 빚어지는 것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외국에도 입국제한 조치가 국적 구별 없이 확대되는 그런 추세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서 좀 봉변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립된 한국민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한편 불필요한 해외여행은 자제하라는 입장이다.

39개국이 국적불문 '빗장'…정부 "봉변당할 수 있어·여행 자제"

페루에서는 17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국경을 폐쇄하면서 한국인 관광객 150여명의 발이 묶였다.

항로와 육로, 해로 등이 모두 막혀 출국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국민들이 모두 고립돼 있어, 정부는 미국, 일본 등과 공동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관광객도 많아서 (관련국이) 같이 모여서 회의도 했다"며 페루 외교당국과 출국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전세기 투입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 고위당국자는 "들어온 사람들을 아무런 사전예고 없이 못 나가게 한 것"이라며 "지금은 페루 정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리핀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북부 루손섬을 17일부터 봉쇄하면서 교민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루손섬에서 필수 인력과 화물을 제외한 육상, 해상, 항공 이동이 제한된 가운데 19일 자정까지만 국제공항을 통한 외국인의 출입국이 허용된다.

이에 따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국토교통부, 한국 국적 항공사 등과 시한 내에 한국 교민을 이송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지역에만 한국인이 5만∼6만 명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행객도 일부 있을 수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주재국과 특히 여행객들이 일단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계속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9개국이 국적불문 '빗장'…정부 "봉변당할 수 있어·여행 자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고 있는 유럽 상황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당장은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한국을 오가는 직항이 운항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이 외국인의 30일 입국 통제를 논의하는 상황이어서 언제 출국길이 막힐지 할 수 없다.

정부는 귀국 의사가 있다면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신속히 귀국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직항이 끊긴 이탈리아에서는 교민사회에서 자체적으로 국적 항공사와 접촉해 전세기 마련을 추진하기도 한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유럽은 아직 민항기가 있기에 정부 차원의 전세기 투입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민간 차원의 전세기 추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전 세계에 대해 여행경보 1단계(여행유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여행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국민이 자각해야 한다"면서 "물론 불가피하게 해외여행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도 있겠지만 관광이나 이런 부분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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