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완구 영입 잇단 불발…미래한국 비례대표 공천도 삐걱
황교안 "분열세력 패배 면치 못해" 직격에 홍준표 "협량·쫄보정치" 반격
영남권 '무소속' 반발, 종로 등 수도권 선거 열세…"'유승민 카드' 주목"
통합·한국당 공천갈등 증폭…'황교안 원톱체제' 순항할까(종합)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미래통합당, 그리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마련한 미래한국당이 모두 '공천 갈등'에 휩싸였다.

통합당은 1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을 선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황교안 대표가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역사 앞에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등 비례대표 후보 40명의 명단을 마련했다.

겉으로는 4·15 총선을 향해 차질없이 전진하는 듯 보였지만, 내부에선 파열음이 일었다.

통합당은 이날도 공천 후유증에 시달렸다.

황 대표는 최고위에서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대표를 비롯해 영남권 중진들이 공천 배제(컷오프)에 반발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황교안, 홍준표에 "우리 당 위상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만 키울 뿐" 직격 / 연합뉴스 (Yonhapnews)
황 대표는 이런 움직임을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역을 수시로 옮기며(밀양→양산→대구) 억지로 명분 찾는 모습"이라며 홍 전 대표를 직격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황 대표를 향해 "그대가 TV 화면에 안 나오는 것이 우리 당 승리의 첩경"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협량 정치", "쫄보 정치"라고도 비꼬았다.

통합·한국당 공천갈등 증폭…'황교안 원톱체제' 순항할까(종합)

컷오프된 영남권 중진들을 이끄는 이주영·김재경 의원은 황 대표가 '번복'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과 접촉하기로 했다.

불똥은 선대위 구성에도 튀었다.

통합당은 황 대표가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고,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과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구상했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애초 황 대표는 무게감 있는 외부 혹은 원외 인사를 영입할 생각이었다.

선거를 이끌어본 것은 물론 자신의 선거도 치러본 경험이 없는 데다, 출마지인 서울 종로의 승부마저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을 영입하려던 그의 노력은 모두 수포가 됐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며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내가) 도와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갑·을 등의 공천에 문제를 제기한 자신의 언론 인터뷰 발언 등으로 당내 갈등이 촉발된 게 직접적 원인이었다.

'김종인 카드'의 효과에 대한 통합당 내 의구심도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도 황 대표가 이달 초 시내에서 직접 만나 선대위원장을 제안했다.

이 전 총리 역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현장 정치를 떠나겠다고 했기 때문에 완곡히 거절했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공천 갈등이 고조되고 선대위원장 인선마저 난항을 겪자 황 대표가 "직접 깃발을 들고, 앞장서 뛰겠다"고 나섰다.

2주일이나 허비한 선대위 구성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는 조바심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공천 후유증 속에서 당 전체의 승리와 자신의 지역구(종로) 승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꼭 '해외파 감독'이 맡아야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내파'가 오히려 소통과 팀워크 측면에서 낫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황 대표 체제에 대해 "그동안 본인이 정치 문법에 익숙하지 않아 행보에 실수가 잦았는데, 선거를 총지휘할 경우 불안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한국당 공천갈등 증폭…'황교안 원톱체제' 순항할까(종합)

"내려놓음의 리더십을 실천했다"는 자평이 맞는다면, 황 대표는 이번 공천에서 사실상 당 대표의 '지분'을 거의 행사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황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빚을 진 의원이 많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이런 상황에서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은 그는 승패의 책임을 오롯이 떠안게 됐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표직은 물론 그의 정치생명도 좌우될 수 있다.

통합당은 기존의 한국당 지도부에 몇몇이 합류한 과도 체제여서 총선 직후 전당대회가 불가피하다.

전반적인 판세로 볼 때 황 대표가 헤쳐가야 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황 대표가 출마한 종로를 비롯해 광진을(오세훈)·동작을(나경원) 등 '한강 벨트'에서 열세 또는 접전으로, 경기 안양 동안을(심재철)·고양정(김현아)과 인천 동·미추홀을(안상수) 등 수도권 격전지에서도 민주당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황 대표는 선거 총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종로 여론조사에서 열세로 나와 더 그렇다"며 "마지막으로 남은 '유승민 카드'를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기 위해 만든 미래한국당도 이날 공관위 결정과 선거인단 표결까지 마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의결하지 못했다.

황 대표가 통합당으로 영입한 인재들이 대거 미래한국당으로 옮겨갔지만, 모두 당선권 밖으로 밀려났거나, 아예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합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길을 모색해 바로잡아줄 것을 간곡히 소원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황 대표의 '불만'이 미래한국당에 전달돼 최고위 의결이 무산됐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통합·한국당 공천갈등 증폭…'황교안 원톱체제' 순항할까(종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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