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문재인 정권 심판해야" vs 박수현 "저의 태도·정성 봐 달라"
전·현직 리턴매치…통합당 컷오프 김근태 무소속 출마 변수
[4·15 격전지를 가다] 공주·부여·청양…통합 수성vs민주 탈환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의 진검승부가 성사된 공주·부여·청양은 충남지역 11개 선거구 가운데 최대 빅매치가 벌어지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고(故) 김종필(JP) 전 총리와 이완구 전 총리의 정치적 고향으로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곳이다.

특히 부여와 청양은 2018년 이전까지 진보 진영에서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적이 없을 정도로 충남 보수의 성지로 꼽혔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주·부여·청양 3곳의 시장·군수를 모두 가져가면서 지역 민심이 혼전 양상을 보인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승리해 보수의 심장에 새로운 깃발을 꽂겠다는 각오고, 통합당은 지방선거 패배의 자존심을 총선을 통해 회복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정 의원과 박 전 의원이 충청권에서 각각 통합당과 민주당을 대표할 만한 나름의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도 이 지역을 격전지로 분류하는 이유다.

JP의 정치적 아들로 불리며 5선에 도전하는 정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반면 박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과 문희상 국회의장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며 충청권 진보진영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이들의 대결이 4년 전 20대 총선에 이은 두 번째라는 점도 흥미를 더한다.

박 전 의원은 공주와 부여·청양으로 나뉘어 진행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공주에서 당선됐다.

그러나 공주와 부여·청양이 한 선거구로 묶인 20대 총선에서는 정 의원에게 지역구를 넘겨줬다.

당시 박 전 의원은 고향인 공주에서 50.06%를 득표해 43.91%를 얻은 정 의원을 앞섰지만, 보수세가 강한 부여와 청양에서 밀리며 결국 3천367표 차이로 패배했다.

지난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박 전 의원은 인물론을 내세우며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가와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른 정치인이 되겠다는 게 제 정치신념"이라며 "제 신념과 행동이 일치했다고 보신다면, 다른 복잡한 기준 말고 저의 태도·자세·정성을 보고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4·15 격전지를 가다] 공주·부여·청양…통합 수성vs민주 탈환
반면 지역구 수성과 동시에 5선 고지를 노리는 정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정 의원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저의 당선과 낙선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고 헌법정신을 지킬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문재인 정부의 무능·위선·독선을 심판한다는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승부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인터넷 매체 굿모닝충청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6∼7일 실시한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박 전 의원은 44.7%를 얻어 39.8%를 얻은 정 전 의원을 앞섰다.

그러나 정당 지지도에서는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이 37.6%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34.0%)보다 높았다.

변수는 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김근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수 공천을 하는 것은 기득권 세력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과 박 전 의원이 팽팽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가세해 보수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김 전 의원의 서운함을 왜 모르겠느냐"면서도 "국가관과 애국심이 투철한 김 전 의원이 하나로 대동단결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 용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