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등의 국면에서 당에 쓴소리를 해 강성 친문(친문재인)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았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패했다. 민주당의 강원지역 선거를 이끌 이광재 강원권역선거대책위원장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연루된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경선에서 승리했다.

'조국 비판' 금태섭, 경선서 탈락…이광재·황운하 본선 진출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11개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당내 7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관심이 쏠린 강서갑 지역은 현역인 금 의원이 공천에서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강서갑은 ‘조국백서’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가 금 의원을 비판하며 출마를 선언해 이른바 ‘조국 내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김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선거에 활용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당내 비판 끝에 지역구를 안산 단원을로 옮겼다. 이전엔 성추행 의혹 보도를 둘러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재판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도 금 의원을 겨냥해 출마 선언을 했다가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기도 했다.

강 전 부대변인은 지난달 19일 김 변호사와 함께 공천을 신청했다. 추가 공모로 뛰어든 상황이어서 강서갑 지역 기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정치 신인, 여성, 청년 가점을 받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금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에 대해 당론과 다른 입장을 내면서 권리당원의 표를 많이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개표 결과 예상보다 큰 표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강서갑에 구상찬 전 한나라당 의원을 공천했다.

강원 원주갑에서는 이광재 전 지사가 원주고 선후배 사이인 박우순 전 의원을 따돌리고 공천 티켓을 따냈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되는 이 전 지사는 원주갑을 기점으로 강원지역 선거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된 황운하 전 청장도 전병덕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을 누르고 총선에 나간다. 앞서 해당 의혹에 관련된 인물 가운데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울산 중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서울 송파갑에서는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조재희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에게 패했다. 이 지역은 이례적으로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후보를 뽑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뒤늦게 뛰어든 문 전 차관을 민주당이 배려했지만 두 후보의 표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났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영도는 김비오 전 지역위원장이 승리했다. 이 밖에 △김경지 전 지역위원장(부산 금정)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대전 대덕) △이규민 전 안성신문 대표(경기 안성) △오세영 전 경기도의원(경기 용인갑) △문진석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천안갑) △이정문 변호사(충남 천안병) 등이 후보로 확정됐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