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초당적 찬성으로 통과…미국 의회서 법안 추진은 처음

미주 한인들이 북한의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돕는 '이산가족 상봉법안'이 미국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재 상원에도 '한국전쟁 이산가족 상봉법안'이 발의된 상태여서 상원의 문턱까지 넘어선다면 미주 한인들의 염원인 북한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미주한인-북 이산가족 상봉법안 미국 하원 통과…상원 관문 남아
9일(현지시간)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에 따르면 하원의 이산가족 상봉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찬성 391표, 기권 39표의 초당적 지지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미 국무부가 한국 정부와 미주 한인의 북한 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고 국무부 대북인권특사가 재미 한인과 관련 논의를 하도록 했다.

또 대북인권특사가 의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는 한편 법안 통과 90일 이내에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화상 상봉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법안 논의는 지난해 3월 민주당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 등의 발의로 시작됐으며, 지난해 11월 하원 외교위에서 처리됐다.

하원은 이날 북한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도 391표의 찬성으로 처리했다.

그동안 하원에서 미주 한인들의 북한 가족 상봉과 관련한 결의안이 다뤄진 적이 있지만, 법안으로 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원석 KAGC 사무국장은 "상원 통과를 위해 공화당 의원들을 공략해야 하는 큰 산이 남아 있다"며 "하원 통과에 안주하지 말고 미주 한인사회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다시 상원 법안 통과에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GC에 따르면 1953년 휴전협정 이후 미주 한인과 북한 친인척 사이에는 공식적인 소통의 경로가 없었다.

남북 간에는 2000년 이후 20회가 넘는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지만, 미주 한인은 한국 국적이 없어서 참가 자격에서 아예 제외됐다.

현재 미주 한인 이산가족 중 62%의 연령이 최소 80세 또는 그 이상의 고령자여서 상봉 성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KAGC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