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무소속 연대' 조짐…홍준표 "공천 원천무효", 이인제 무소속 출마
김형오, '사천 논란'에 "희생과 헌신 있어야…사천 턱도 없다"

미래통합당 공천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며 대규모 물갈이에 따른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당 일각에선 이번 공천에서 '유승민계' 등 특정 계파 챙기기가 두드러진다는 반발과 함께 일부 지역을 두고 '김형오 사천(私薦)'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특히 현역이 대거 '물갈이' 칼바람을 맞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어, 최악의 경우 텃밭에서 무소속 후보와 혈투를 벌여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는 9일 오후 경남 양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공천은 원천무효로, 황교안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 막천을 바로 잡아달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경선이라도 좋으니 정당한 절차를 거쳐 양산에 나가고 싶다"며 "이번주까지 (당의 결정을) 기다려 보겠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양산을 경선이 결국 무산될 경우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 "저뿐 아니라 대구 공천에도 황교안 대표 측과 김형오 위원장이 합작해 자행한 '양아치' 같은 공천의 흔적이 역력하다"며 "반문(반문재인) 정서만 믿고 양아치 공천을 해도 무조건 찍어줄 것이라는 망상은 그만둬야 한다.

거꾸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이미 전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공천장을 받지 못한 곽대훈(대구 달서갑), 백승주(구미갑) 의원 등은 무소속 출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갈이 비율이 높은 영남권 현역을 중심으로는 컷오프(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 연대'가 등장할 움직임마저 감지된다.

영남권 탈락자들 사이에서는 '낙하산 공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김형오 위원장과 사적 인연을 거론하는 뒷말도 나온다.

한 영남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구 달서갑에 공천받은 이두아 전 의원, 영주·문경·예천에 공천된 황헌 전 MBC 앵커 등은 지역 정치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사천보다도 더한 '막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당 물갈이 거센 후폭풍…공천 반발·계파 챙기기 불만 속출(종합)
부산 중구·영도, 부산 수영구의 공천 결과를 놓고도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부산 중구·영도는 당초 이언주 의원의 전략공천설이 돌았지만, 이후 추가공모를 거쳐 강성운·황보승희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맞붙게 됐다.

또 다른 영남권 의원은 "추가공모에 지원한 후보들을 놓고 김형오 위원장과의 사적 친분까지 거론된다"고 주장했다.

부산 수영구에서 경선을 치르는 권성주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의 경우 2007년 2월과 4월 각각 음주운전과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과 300만원에 처한 경력이 드러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권 전 대변인은 유승민계로도 꼽힌다.

당 일각에선 텃밭인 영남권에 단수추천이 두드러진 데 대해 공관위가 '불출마 현역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며 사실상 기득권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에서도 윤상현(인천 미추홀을), 이현재(경기 하남) 의원 등이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구로을 공천에 탈락한 강요식 전 당협위원장도 "구로을에서 출마하겠다.

3파전에서 꼭 이기겠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구로을에 김용태 의원을 단수추천해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의 빅매치를 예고한 상태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이인제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공천에서 웬 탄핵 패거리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저는 죽기 위해 싸움터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10일 충남 논산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통합당 물갈이 거센 후폭풍…공천 반발·계파 챙기기 불만 속출(종합)
공관위 측은 일단 반발 움직임에 국민 눈높이에 맞춘 희생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천' 주장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형오 위원장은 "사천 받았다고 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은 제가 공관위를 하면 알게 된 사람이다.

택도 없는('어림없다'의 경상북도 포항지방의 사투리)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통화에서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공천은 하지 못한다.

판단은 유권자들이 하는 것이며 공관위는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췄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