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모레 최고위 결론 가능성…"참여해야" 의견 속 '원칙론' 주장도
정의, 민주 기득권 양보 타진할듯…대표 회동 여부·8일 전국위 주목
미래당, 비례정당 참여로 가닥…민생당 천정배·박지원, 찬성 의사 밝혀
비례연합정당 논의 수면위로…여 '참여 무게' 정의 '연대 여지'(종합)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창당 논의가 6일 범 진보진영의 공론 무대로 떠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참여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정의당도 선거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 의견수렴에 들어간 모양새다.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정당 미래한국당에 맞서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큰 틀의 공감대가 진보·개혁진영 정당들 사이에 형성되면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전략기획국으로부터 비례연합정당 관련 보고를 받고 첫 논의에 나섰다.

앞서 사회 원로와 시민단체들이 추진하는 '정치개혁연합(가칭)과 '시민을 위하여'(가칭)는 민주당에 진보·개혁진영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제안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추후 논의하자"고 언급했다고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최고위 결정으로 할지, 이 대표 결정으로 할지, 전 당원 투표를 할지, 의원총회에서 정할지 등 모든 (논의) 단위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일요일(8일) 최고위 회의 때 논의하기로 했다"며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해야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명분이 있는지, 참여할 경우 미래통합당의 1당을 저지할 수 있을지, 중도층 표심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당 공동선대위원장(인천 권역)인 송영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독려하고 촛불혁명의 완수를 위해 비상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며 민주당과 정의당, 시민사회를 향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촉구했다.

송 의원은 "범 민주개혁진영의 대단결을 위해 가장 양보하고 희생할 세력은 민주당"이라며 "민주당 비례 공천에 참여한 후보가 새로운 플랫폼 정당에서 7석 정도 참여할 기회가 제공되면 양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의당이 30석 연동형 비례의석 중에 몇 석 더 얻는 고민을 넘어서야 한다"며 정의당 차원의 기득권 양보도 요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설훈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소탐대실"이라며 "중도층이 떠나가는 현상이 생기면 선거에서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개혁성향 원내 정당 가운데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 불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거연대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연동형 비례제 취지를 훼손하는 위성 비례정당은 어떤 형태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의당은 민주당이 비례대표 부분에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의 연대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거론되는 아이디어가 '전략적 분할투표'(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정당 투표를 군소정당에 몰아주는 방안)다.

비례대표 선출 절차 제출 시한이 오는 16일이고 정치개혁연합 등이 창당 목표 시점으로 8∼10일을 제시하고 있어 이번 주말이 중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례연합정당 논의 수면위로…여 '참여 무게' 정의 '연대 여지'(종합)
정의당은 오는 8일 전국위원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표심 왜곡 방지 방안'을 놓고 당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이 역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생당 역시 '반대'가 공식 입장이지만, 당 소속 의원들이 비례연합정당에 찬성하는 입장을 잇따라 밝혀 기류 변화가 주목된다.

민생당 천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연합비례정당은 연합정치를 지키는 명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180석 확보로 개혁을 완수할 유일한 대안"이라며 "민생당이 연합비례정당 결성을 주도하자"고 밝혔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미래통합당이 제1당이 된다면 진보 계열 문재인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그런 의미에서 비례연합정당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청년 세력이 주축이 된 미래당은 정치개혁연합 참여로 가닥을 잡았다.

미래당은 정치개혁연합 측과 이날 오후 첫 간담회를 하고 참여 조건으로 특정 정당이 주도하지 않을 것과 청년 정치인 기회 확대 등을 요구했고, 정치개혁연합은 이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치개혁연합 창당준비위원회는 통합당이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검토에 대해 '괴물은 되지 말자'는 논평을 낸 데 대해 별도 논평을 내고 "괴물은 미래한국당"이라며 "미래한국당이라는 꼼수를 쓰지 않았다면 선거연합정당 논의도 이렇게 급속히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창준위는 "정치개혁연합은 사상 초유의 꼼수에 대해 시민들이 '정도(正道)'로 대응하기 위해 선거연합정당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