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서신 이후 통합·연대 가능성 거론
자유공화, 회동 및 후보단일화 제안…'총선 표 분산' 경고도
통합당, '지분 나누기 안된다' 선긋기…"개별 공천 신청하라" 요구도
자유공화, 통합논의 거듭 제안…통합당, 중도이탈 우려에 거부감
보수 대통합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미래통합당과 자유공화당의 통합 논의가 마찰음을 내고 있다.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나온 이후 자유공화당은 통합·연대 의사를 타진 중이지만, 통합당이 '지분을 전제로 한 논의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당 대 당 형식의 통합을 제안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진 자유공화당은 6일 통합당에 선거연대를 제시했다.

자유공화당 김문수 공동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로 경선해 경쟁력 있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이 공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뜻이다.

김 공동대표는 "자유공화당의 지역구 예비후보 등록자는 현재 60여명이다.

아마 100명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전체 253곳 중 20∼30%에 해당하는 지역구에서의 단일화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자유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는 통합당 황교안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하고, 통합당이 이를 거부할 경우 독자적인 총선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선에서의 '표 분산' 가능성도 언급했다.

조 공동대표는 "(황 대표가) 만나지 않으면 그대로 (총선 행보를) 갈 수밖에 없다"며 "선거 결과가 눈에 보이듯 뻔한데 그때 가서 자유공화당에 또 덤터기를 씌울 것이냐"라고 물었다.

지난해 4·3 경남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 후보가 정의당 후보에 504표 차로 패한 기억을 소환한 것이다.

당시 자유공화당 전신인 대한애국당 후보가 838표를 받았고, 이는 '한국당과 애국당이 단일화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또한 조 공동대표는 자유공화당과 손을 잡는 것에 반대한 통합당 정미경·이준석·김영환·김원성 최고위원에게 "이분들 지역구에 우선으로 우리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자객공천'도 예고했다.

자유공화, 통합논의 거듭 제안…통합당, 중도이탈 우려에 거부감
통합당 내부에선 자유공화당과의 통합·연대에 부정적인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들과 공천 지분을 놓고 협상하거나, 선거연대를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명분상으로나 어렵다는 반응이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태극기 세력이) 공천을 요구하도록 할 것이었다면 공천 중에 그 서신을 내놨어야 했다"며 "공천 심사가 다 끝날 시점에 내놓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지분을 따지지 말고 통합당에 힘을 보태라'는 것인데, 자유공화당이 이를 지분 요구로 둔갑시켰다는 주장이다.

자유공화당과 손을 잡을 경우 중도·보수통합, 당명 개정 등으로 간신히 벗은 '박근혜 이미지'가 살아나 총선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통합당과 태극기 세력이 서로 '윈윈'하라는 게 아니다"라며 "당내에선 전반적으로 태극기 쪽과 통합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오전 회의 후 기자들로부터 선거연대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고 "그것은 우리가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합 공천은 그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그분들이 개별적으로 와서 지역구에 내면 같이 (심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공관위원인 박완수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조원진 공동대표 쪽에서 (공천 관련) 이야기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안 됐다"며 "제의가 있었지만, 우리 당이 수용하는 데 문제가 있어 좀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