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곧 의사 결정"…모레 최고위서 결론낼듯·당 일각선 '원칙론' 주장
정의, 민주 기득권 양보 타진할듯…대표 회동 여부·8일 전국위 주목
미래당, 비례정당 참여로 가닥…민생당 일각선 "참여해야" 주장도
비례연합정당 논의 수면위로…여 '참여 무게' 정의 '연대 여지'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창당 논의가 6일 범 진보진영의 공론무대로 떠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참여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정의당도 선거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 의견수렴에 들어간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전략기획국으로부터 선거연합정당 관련 보고를 받고 첫 논의에 나섰다.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들이 추진하는 정치개혁연합(가칭)은 지난달 28일 민주당에 진보·개혁진영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제안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추후 논의하자"고 언급했다고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각 정당의 입장 등) 상황이 달라지고 있어 예의주시하며 숙고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시간이 많지 않아 머지않은 시간에 의사 결정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최고위 결정으로 할지, 이 대표 결정으로 할지, 전 당원 투표를 할지, 의원총회에서 정할지 등 모든 (논의) 단위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계획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논의를 공식화하는 정도로 운을 띄우고 당내 여론이나 각 정당의 반응을 더 살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일요일(8일) 최고위 회의 때 논의하기로 했다"며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해야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설훈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소탐대실"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하면 국민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중도층이 떠나가는 현상이 생기면 선거에서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개혁성향 원내 정당 가운데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 불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거연대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연동형 비례제 취지를 훼손하는 위성 비례정당은 어떤 형태도 참여하지 않겠다"며 "연동형 비례제를 같이 추진한 정당들은 적어도 그 취지를 훼손하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간곡한 호소"라고 밝혔다.

다만 정의당은 민주당이 비례대표 부분에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의 연대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거론되는 아이디어가 '전략적 분할투표'(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정당 투표를 군소정당에 몰아주는 방안)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시동을 건 만큼 양당 채널을 통해 어떤 방식의 연대가 가능할지에 대해 협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이 중앙선관위원회에 비례대표 선출 내부 규정을 제출해야 하는 시한이 오는 16일이고 비례연합정당 창당은 그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주말 사이에 양당 대표 간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비례연합정당 논의 수면위로…여 '참여 무게' 정의 '연대 여지'
정의당은 오는 8일 전국위원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표심 왜곡 방지 방안'을 놓고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이 역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개혁연합 하승수 창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현재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며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아예 내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소수정당에 정당투표 하도록 권유하는 방안, 민주당이 선거연합에 참여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되 추가로 확보되는 의석은 소수정당에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 위원장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 이 방안(민주당 선거연합 참여 후 추가 확보 의석을 소수정당에 배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생당은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 일각에서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비례대표 선거연대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미래통합당이 제1당이 된다면 진보 계열 문재인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그런 의미에서 비례연합정당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는 개혁 세력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정의당은 책임 의식 아래 자당 중심성을 내려놓고 시민사회 원로들의 고언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미래통합당이 꼼수를 부리더라도,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과 진보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라며 비례연합정당 움직임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