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5억1천만원·경북 2억5천만원 기부…간부부터 병사까지 동참
육군 장병 '코로나19 극복' 7억6천만원 기부…자발적 모금
육군이 장병들의 자발적 참여로 모은 7억6천만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지역 주민에게 기부했다.

육군은 6일 "전 부대에서 자발적 참여로 모금했다"며 "5억1천만원을 대구시에, 2억5천만원을 경상북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달된 성금은 식료품·의료용품 등의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7억6천만원은 육군이 재해·재난 때 모금한 금액 중 최고 금액이다.

육군은 2010년 아이티 지진피해 때 3억 8천만원, 2013년 필리핀 태풍피해 때 2억8천만원, 2017년 경북 포항 지진피해 때 3억2천만원을 모금한 바 있다.

장병들의 기부 동기도 다양했다.

12사단 의무대대 박은정(35) 대위는 국군대구병원에서 전우들이 밤낮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100만원을 선뜻 기부했다.

박 대위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우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며 "직접 가서 돕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서 기부했다"고 말했다.

군인이 국민의 어려움을 차마 지나칠 수 없었다는 간부도 있었다.

100만원을 기부한 특전사 배효준(51) 준위는 "군 생활 30년 동안 이렇게 국민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얼마 남지 않은 군 생활에서 군인으로서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곡차곡 모아온 월급을 기부한 병사들도 있다.

1군수지원사령부 홍산하(22) 상병은 매월 조금씩 모은 50만원을 선뜻 기부했다.

53사단 박찬석(21) 상병은 친척 8명이 대구에 거주하고 있다며 기부금을 냈다.

특히 지난해 고성·속초 대형산불 진화를 맡았던 22사단 장병들은 대대적인 모금을 했다.

사단 1천700여명 장병이 모은 금액이 1천600만원에 달한다.

22사단 배수찬(20) 상병은 "지난해 고성·속초 산불때 우리 가족이 큰 피해를 봤는데 전국적으로 많은 성금을 보내줘 크게 감동했다"며 "지역 주민이 힘들어 할 것을 생각하니 기부에 동참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수전사령부 장혁수(39) 소령과 그의 10세, 8세 자녀는 용돈을 모아뒀던 돼지저금통까지 뜯어 총 30만원을 기부했다.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142기 동기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601만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학사 142기 명예위원장인 정동진 중위(진)는 "의료진과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기부를 했다"며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