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단상 오를 때 국회의장 석에 인사 안해…"절하는 관행 중단해야"
이정현 "바이러스, 정치로 풀려다 꼬여…전문가를 컨트롤타워로"
미래통합당 전신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제대로 된 전문가 컨트롤타워가 시급하다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 마지막 주자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오른 이 의원은 "많은 준비를 했지만, 이 시점에서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한 질의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몇 가지 국민들과 함께 우리 정치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원고를 서랍 속에 넣고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지금은 국난 상황이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헌법이 사실상 중단된 비상사태 상황"이라며 "우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는 바이러스 문제이고, 바이러스 논리로 풀어야 하지만 초장에 정치로 풀려다가 모든 문제가 꼬이게 됐다"며 "정치가 아니었다면 최고의 바이러스 전문가를 컨트롤타워로 앉혔을 것인데 지금 컨트롤타워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컨트롤타워를 만들어놓고 비전문가들이 온갖 개입과 간섭을 하다 보니 모든 문제가 꼬이고 신천지 탓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전문가도 아니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제 종식돼 간다',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 '경제에 전념해도 된다'고 말해서 지금 코로나19 확산은 형언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나라가 갑작스럽게 후진국으로 후퇴하고 완전히 가라앉고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문제에서 대통령은 빠져야 한다.

시시콜콜하게 관여하고 간섭하지 말라"며 "사태가 수습되면 중립내각을 구성해 모든 분야에 제대로 된 전문가가 국정을 다스리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 다른 시·도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어려움을 당했을 때 이렇게 손을 놓고 있으니 너무 기가 막힌다.

품앗이로 나서서 의료진, 재화, 자원봉사자를 보내줘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 기반이 아니라고 이렇게 홀대하고 방치해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의원석에 앉아 있던 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누가 홀대하고 있느냐"고 큰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에서 거론되는 차기 대권 후보들을 거론, "출범 1년도 안 된 정권에서 여당 내에 대권 후보들이 난무하고, 차기 대권을 갖고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런 역모가 어디 있을 수 있느냐. 이래서 국정이 어떻게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단상에 오를 때 국회의장 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장에게 절하지 않은 이유'란 글을 올려 "절하는 관행도 중지해야 하고 의장석도 의원석과 수평으로 당장 고쳐야 한다.

이런 비합리적, 권위적 관행들이 일상에서 국회의원들의 특권 의식과 특별 의전 기대를 유발한다"며 "권위는 수평에서 나오는 것이지 수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