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통합당에 입당하는 이찬열 의원(왼쪽)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통합당에 입당하는 이찬열 의원(왼쪽)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뒤 미래통합당으로 합류하며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게 환대를 받았던 이찬열 의원이 공천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이 의원과 함께 통합당에 합류한 또 다른 바른미래당 탈당파 임재훈 의원 역시 같은 위기에 처했다.

이석연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오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두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그 사람들이 와서 면접할 때도 사과하고 했는데, 사과와는 별개다"며 "악법에 앞장섰는데, 기록에 나오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손학규계 인사로 활동해온 3선의 이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경기 수원갑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바른미래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던 임 의원은 경기 안양 동안갑을 노리고 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달 4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뒤 같은달 6일 통합당에 입당한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황 대표와 독대를 하며 환대를 받기도 했다.

황 대표는 같은날 이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께서 우리와 함께하겠다는 크고 힘든 결단을 내렸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면서 "이 나라를 사랑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분들 힘을 합치자"고 강조했다.

당시 황 대표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이 의원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을 선택한 이유로 '지역 여론'을 들었다. 이 의원은 "지난 2016년 손학규 대표님과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지금까지 계속 지역 여론을 들어왔다"며 "지역 여론을 따르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비례대표 신분인 임 의원은 지난달 18일 바른미래당에서 '셀프 제명'을 한 뒤 같은달 24일 통합당에 합류했다.

두 사람의 합류 이후 통합당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에 찬성했던 이들에게 공천을 줘선 안 된다는 반발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통합당 공관위에서는 이들을 우선 컷오프 한 뒤 후보가 부족한 호남 등 험지 차출을 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임재훈 의원(가운데)이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임재훈 의원(가운데)이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