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향을 떠나 양산을을 택한 배경을 밝히고 "이제 사람이 무섭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향을 떠나 양산을을 택한 배경을 밝히고 "이제 사람이 무섭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PK(부산·경남) 지역 공천 심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향 출마를 접고 경남 양산을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경남 험지인 양산을로 선거구를 옮길 때 그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고향 출마는 안된다'는 강권 탓도 있지만 나동연 전 양산시장만 믿고 양산을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초부터 나 전 시장이 일주일에 두 세 차례 양산을로 오면 선거를 책임지겠다고 양산을 출마 요청을 계속 해왔다는 주장이다.

그는 "양산을에 와서 김두관 의원과 양산대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매일 사무실에 찾아와 선거대책을 의논하던 나 전 시장이 사흘 전부터 갑자기 오지 않았고, 곧이어 양산을 추가 공모가 당 홈페이지에 떴다"고 털어놨다.

또 "알아보니 공관위에서 나 전 시장에게 연락해 추가 공모에 응하라고 설득했고, 처음에는 나과의 관계를 고려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며 응모를 거부하던 나 전 시장이 양산시장 보궐선거가 없을 것으로 보이자 국회의원 출마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여진다"고도 했다.

홍 전 대표는 "(나 전 시장이) 나와의 관계를 고려해 머뭇거리고 있는데 김형오 공관위원장님이 나에게 전화해 나동연을 추가 공모에 응하도록 설득하지 않으면 나를 컷오프 시킨다면서 나 전 시장과 경선하라고 해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 전 시장은 애초부터 양산시장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 선고 되면 양산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양산 시민들에게 공언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선고가 없을 것으로 보이자 느닷없이 국회의원 출마로 급선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또 통합당 공관위를 향해 "나 전 시장을 양산을 공천에 염두를 둔 것으로 보이지만 나 전 시장이 이런 행적이 밝혀지면 양산을을 김두관 후보에게 바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더 이상 그간의 경위를 밝히지 않으면 제가 오히려 사리사욕만 채우는 정치인으로 비춰질 수 있어 부득이하게 밝힐 수밖에 없었음을 공관위에서는 양해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 본다"면서 "이번 선거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된 정치 행태를 바로 잡아야겠다. 나 전 시장의 경우를 겪어보니 이젠 사람이 무섭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전 대표는 "나 전 시장과는 경남지사 시절 양산시장으로 만나 8년 동안 호형호제 해온 사이"라면서 "양산도시철도 보조금 지원과 가산산단, 석계산단 문제도 해결해줬고, 양산 비지니스센터도 건립하는 등 그 시절 양산에 대한 나 전 시장의 요청을 거절한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양산을 국회의원 출마를 권했으나 곧 있을 양산시장 보궐선거에 나가겠다"면서 "나에게 양산을에 와서 김두관과 붙으면 선거대책 본부장으로 꼭 당선시키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경선이 실시되면 경선을 해야 하지만 참 가슴이 아프고 사람이 무서워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