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마스크 대란' 사과…"정부 조직 24시간 비상체제로"
문재인 대통령(얼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킨 ‘마스크 대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추가 혼란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대응 시스템을 24시간 비상 체제로 전환하고, 모든 장관에게 책상 앞이 아니라 현장으로 나가 상황을 챙기라는 강도 높은 지시도 내렸다.

문 대통령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확대 중앙재난안전본부(중대본) 회의를 겸한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필수 방역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국민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마스크 문제를 두고 국민에게 직접 송구하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 도중 장관들을 향한 문 대통령의 강한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 문제를) 대단히 심각하다고 인식하라”며 “정부가 감수성 있게 느꼈는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오랫동안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식약처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긴밀히 협력해 이른 시일 내 해결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 전체가 감염병과의 전쟁에 돌입했다”며 과거에 비해 한층 긴장감 높은 진단을 내렸다.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해달라”고 비상한 대응도 주문했다.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주문했던 문 대통령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늑장 대응 비판을 의식한 듯 장관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부처 장관들이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방역과 민생 경제의 중심에 서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연일 비상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청와대의 안일한 현실 판단을 지적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집단 감염이라는 현상이 (대구·경북 외) 다른 지역으로 더 크게 확산만 하지 않는다면 3월 중에는 안정되지 않을까라는 것이 저희들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단언한 이후 사태가 급격히 악화한 탓에 김 실장의 발언 역시 성급하게 낙관론을 펼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