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동해로 발사체 쏜 북한

靑 "강한 우려" 중단 촉구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 2일 강원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 두 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낮 12시37분께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도발은 지난해 11월 28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후 95일 만으로 올 들어선 처음이다. 비행거리는 약 240㎞, 고도는 약 35㎞로 탐지됐다.

합참은 “지난 2월 28일 시작한 합동타격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추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어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발사 중단을 촉구했다.
코로나 확산에 내부결속 강화
'하노이 회담' 결렬 1년 맞아…韓·美에 불만 표출·존재감 과시


문재인 대통령 '보건분야 협력' 제안에 '미사일 도발'로 답한 김정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한 보건협력 제안’ 하루 만인 2일 발사체 도발로 대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 1월부터 ‘밀봉 모드’에 들어간 북한이 갑작스럽게 도발한 1차적 이유로는 내부 단속의 필요성이 꼽힌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1년이 지난 가운데 미·북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한국과 미국에 불만을 표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1월 말 코로나19 관련 국가비상방역체계 전환을 선언한 후 외부와의 접촉을 원천 차단했다. 유엔과 미국 등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란 거대 돌발 변수까지 터지며 북한 당국으로선 ‘주민 다독이기’가 최우선 과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 “코로나19 확산과 (남·북·미) 협상 교착상태에서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한편 경제적 어려움 속에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건재도 과시하는 성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 내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은 이미 관영매체들을 통해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지난 1일 평안남도에 2420여 명, 강원도에 1500여 명 등 총 3900여 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격리자가 7000명 가까이에 이른다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북한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에 발사체 도발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2월 미국과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지 1년이 됐고, 당초 오는 9일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훈련을 코앞에 둔 날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등 각국은 현재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면서 북한에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북한으로선 단거리 발사체 발사 도발로 대남(對南)·대미(對美)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나아가 코로나19와 관련한 간접적인 지원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오늘의 조·미(북·미) 대결은 자력갱생과 제재의 대결’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북한)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앞으로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절대 자신들이 먼저 뭔가 달라고 하지 않는다”며 “저강도 도발을 통해 한국과 유엔에 코로나19 관련 물적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 도발과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긴급관계부처 장관 화상회의를 열었다. 청와대는 회의 종료 후 북한이 계속해서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밝히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북한과 보건 분야 공동 협력을 바란다”고 언급한 바로 다음날 북한이 도발했다는 점에서 현재 남북 관계를 냉철히 되짚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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