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 후보 공천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대선주자가 직·간접적으로 돕는 후보들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기 사람’이 국회에 많이 진출할수록 대권 기반을 닦는 데 수월하기 때문이다.

‘친(親) 이낙연’ 인사의 공천 결과는 좋은 편이다. 이낙연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은 강훈식·김병관·김병욱·백혜련 등 현역 의원 4명 모두 일찌감치 지역구 공천을 확정지었다. 당 영입 인재인 이탄희 전 판사는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 전략 공천됐다.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경북 안동), 박성현 부산 동래구 지역위원장(부산 동래) 등도 본선에 직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박 시장이 서울시장 후보 시절 캠프에서 활동한 민병덕 변호사는 6선의 이석현 의원을 꺾고 경기 안양 동안갑 민주당 후보로 올라섰다. 최종윤 전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은 경기 하남 경선에서 승리했다.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역시 전남 목포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됐다. 윤준병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전북 정읍·고창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재명계 인사는 성적이 부진하다.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은 경기 성남분당갑에 도전했지만 김병관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임근재 전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경제부문 상임이사는 경기 의정부을 1차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은 전남 여수갑에 도전했지만 경선에서 좌절했다. 경기 수원무에 도전한 임진 전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원장은 4선인 김진표 의원에게 맞서야 한다.

민주당은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60%인 150곳의 후보를 잠정 확정했다. 경선을 치른 현역 의원 22명의 생환율은 68.2%(15명)에 달한다. 청와대 출신 친문(친문재인) 인사들 역시 현역의 벽 앞에서는 좌절했다. 김영우, 김봉준 전 비서관은 서울 은평을과 경기 남양주을 경선에서 현역인 강병원 의원과 김한정 의원에게 패했다. 김영배 전 비서관만 서울 성북갑에서 유승희 의원을 꺾었다.

민주당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서울 구로을의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에는 소방관 출신 오영환 씨를 공천했다. 최지은 전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부산 북강서을), 임오경 전 서울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경기 광명갑), 한준호 전 MBC 아나운서(경기 고양을)도 공천을 받았다.

조미현/김소현 기자 mwise@hankyung.com